[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문김대전’이라 한다. 문동주(한화)와 김도영(KIA)의 경쟁을 일컫는다. 지금까지는 문동주가 살짝 앞서는 듯했다. 압승은 아니다. ‘판정승’ 정도 돼 보였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도영이 ‘천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가 진짜다.

일단 문동주가 살짝 부침이 있는 모습이다. 첫 등판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했다. 두 번째는 5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다. 안타를 10개나 맞았다. 최원호 감독은 “이른 개막에 서울시리즈 참가가 겹치며 준비가 부족해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런 감이 있다.

김도영은 힘을 내고 있다. 3월은 타율 0.154로 썩 좋지는 못했다. 부상으로 준비가 부족한 것은 김도영도 마찬가지. 4월이 되자 감을 잡았다. 타율 0.323, 2홈런 4타점 3도루, OPS 0.880을 치고 있다. 홈구장 첫 홈런도 날렸다. 이제 둘의 경쟁구도가 확실히 잡혔다.

나란히 2022년 프로에 왔다. 김도영은 KIA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고, 문동주는 한화의 1차 지명자다. 2022~2023년 2년만 보면 문동주가 조금 앞서는 듯했다.

2022년 한화가 애지중지하며 28.2이닝으로 끊었다. 2023시즌 선발로 나서며 23경기 118.2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올렸다. 공식적으로 시속 160㎞를 던진 최초의 선수가 됐다. 신인왕도 품었다.

국가대표로도 발탁,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나섰다. 그것도 ‘에이스’였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받았다.

김도영은 데뷔 시즌 103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37, 3홈런 19타점 13도루, OPS 0.674에 그쳤다. 손가락, 발가락 등에 부상도 닥쳤다.

2년차에는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25도루, OPS 0.824로 좋았다.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당한 발가락 골절로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2년간 부상에 신음한 셈이다. 그래도 건강하게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였고, APBC 2023 대표팀에도 나섰다.

문제는 또 다쳤다는 점이다. APBC 도중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다 엄지를 다쳐 수술받았다. KIA로서는 땅을 칠 노릇이었다. 비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스프링캠프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 사이 문동주는 착실히 몸을 만들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나설 ‘팀 코리아’에도 뽑혔다. 빅리거를 상대로 역투를 선보였다. ‘국가대표 에이스’ 소리가 나왔다. KIA 팬 중에는 ‘그때 문동주를 지명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제법 된다.

그렇게 2024시즌이 열렸다. 문동주의 개막 엔트리 승선은 당연했다. 5선발 시작. 김도영도 포함됐다. 비시즌에 당한 부상이었기에 그나마 시간이 있었다. 시범경기를 소화한 후 개막전부터 출전했다. 현재까지 마운드와 타석에서 계속 출전하고 있다.

부상 등 변수만 없이 오롯이 풀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제2의 이종범’과 ‘대전 왕자’다. 진짜 ‘문김대전’이 펼쳐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