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상대 실책을 포함하면 1루를 세 번 밟았다. 득점도 하나 있다.
이정후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팀 내 유일한 2안타 타자다. 수비에서도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10경기 연속 안타다. 지난 8일 샌디에이고전부터 매 경기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데뷔 시즌 10경기 연속 안타를 만든 선수는 딱 두 명이다. 2015년 강정호, 2016년 김현수다.
강정호가 2015년 5월17~29일 기록했다. 김현수는 2016년 7월27~8월9일이다. 이정후는 더 이른 시점에서 달성했다. 다음 경기도 안타를 치면 신기록이다.
또한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지난 9~10일 워싱턴전에서 3안타-2안타를 날린 후 9일 만이다. 아직 데뷔 후 3경기 연속 멀티히트는 없다. 다음 경기에서 도전할 수 있다.
공수에서 ‘발’도 돋보였다. 1회 내야안타도 스피드를 살려 만들었고, 3회에는 단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달리는 주력을 뽐냈다. 6회초에는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재빠르게 붙어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날 기록을 더해 이정후는 올시즌 타율 0.282, 1홈런 5타점 2도루, OPS 0.672를 기록하게 됐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다. 상대 선발 라인 넬슨은 맞이했다. 초구 바깥쪽 속구를 바라봤다. 2구째 시속 83마일(약 133.6㎞) 높이 들어온 체인지업에 배트를 냈다. 살짝 빗맞았다.
유격수 방면 느린 땅볼이 됐다. 3루 주자가 전진수비 상태였고, 유격수가 처리를 위해 내려왔다. 그러나 이정후의 발이 훨씬 빨랐다. 유격수는 송구를 포기했다. 내야 안타다. 후속타 불발로 진루는 없었다.
3회말 1사 3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치렀다. 마운드에는 두 번째 투수 왼손 로건 앨런. 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90.9마일(약 146.3㎞)짜리 가운데 싱커를 그대로 때렸다.
무려 시속 103.4마일(약 166.4㎞)짜리 타구가 나왔다. 유격수 피터슨 정면이기는 했으나, 타구가 워낙 빨랐다. 글러브를 맞고 가랑이 사이로 빠졌다. 실책으로 기록될 수도 있었으나 현지 기록원 판단은 안타였다. 그만큼 처리가 쉽지 않은 타구였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호르헤 솔레어가 중전 안타를 날렸다. 이때 3루까지 질주했다. 현지 중계진도 “이정후의 좋은 판단이다”고 호평했다. 다음 마이클 콘포토가 범타에 그치며 홈까지 들어오지는 못했다.
5회말에는 1루 땅볼로 돌아섰다. 8회말에는 무사 2루에서 다시 타석에 섰고, 2루 땅볼을 쳤다. 이때 2루수 포구 실책이 나왔다. 1루에서 세이프.
느린 타구였기에 이정후의 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하게 하려다 실수가 나왔다. 무사 1,3루가 이어졌다. 이후 윌머 플로레스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경기도 샌프란시스코가 이겼다. 올시즌 두 번째 연승이다. 3월30~31일 샌디에이고전 2연승 이후 19일 만이다.
3회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플로레스가 2타점 2루타를 쳐 3-0이 됐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2타점 적시타가 추가되며 5-0으로 달아났다.
선발 로건 웹은 7이닝 2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2승(1패)을 따냈다. 타선에서는 이정후가 유일하게 2안타를 친 가운데 플로레스와 야스트렘스키가 2타점씩 기록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