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잠실=원성윤 기자] 경기가 ‘빡빡’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쉴 수 없다. 더블헤더다. 2차전이 기다린다. 잠시 숨만 돌리고 다시 그라운드로 나섰다.

LG와 SSG는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더블헤더를 치렀다. 키움과 두산도 이날 잠실구장에서 더블헤더를 치르는 등 이날 하루에만 총 8경기가 열렸다. 2004년 이후 무려 20년 만에 열린 ‘4월 더블헤더’다.

LG 염경엽 감독이나 SSG 이숭용 감독 모두 “고민이다”고 했다. 2차전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 ‘뒤가 없는’ 경기를 했다. 필승조가 대거 나왔다. LG는 우강훈에 이어 이우찬-박명근-유영찬이 다 등판했다. SSG도 고효준-노경은-조병현-이로운을 썼다.

LG의 경우 일부 주전들을 쉬게 하기도 했다. 문성주와 오지환을 선발에서 뺐다. 문성주는 7회초 박해민의 대타로 나갔다 오지환은 7회말 대수비로 투입됐다. 김현수도 8회말 수비에서 제외했다. 최소한의 안배다.

SSG는 6회말 공격에서 박지환 대신 최준우가 나간 것을 제외하면 주전이 거의 다 끝까지 뛰었다. 8-2에서 8-10으로 뒤집혔으니 빼기도 어려웠다. 8회말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헛심’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오후 5시 1차전이 끝났다. 2차전 시작까지 주어진 시간은 40분. 이 시간 안에 샤워를 마치고,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밥도 먹었다. 정신이 없다. SSG의 경우 1차전은 흰색 인천군 유니폼을 입었고, 2차전은 녹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SSG 구단도 바쁘다. 1차전에만 관중 1만9858명이 들어왔다. 이들을 다 ‘내보내야’ 했다. 그리고 새 관중을 받았다. 그라운드 요원들도 재빨리 나와 그라운드를 다지고, 파울라인을 다시 긋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40분 안에 끝내려니 ‘전쟁’이다.

바쁘기는 잠실도 마찬가지. 두산 선수들은 1차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을 벗고,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흰색 홈팀 유니폼 대신 노란색 유니폼으로 바꿨다. 당초 예정됐던 ‘해피 베어스데이’를 위해서다. 키움은 선수 자율에 맡겼다.

휴식시간 40분은 생각보다 짧다. 라커룸에서 빠르게 샤워를 하고, 햄버거 등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정식으로 식사를 하기엔 시간이 빠듯해서다. 식사를 하면 몸이 무거워지는 것도 부담이다.

경기시간만 총 6~7시간을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다. 쉬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특히 불펜 투수들은 1차전에 등판했다 2차전에도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했다. 아이싱을 하며 휴식 시간을 보냈다.

심판도 당연히 1차전과 2차전이 다르다. 같은 날 열릴 뿐, 엄연히 다른 경기다. KBO 관계자는 “일반적이라면 오늘 2루심을 본 심판이 대체로 다음 날 구심으로 들어간다. 더블헤더는 상황이 특수하다. 현장 판단에 따라 정해진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