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찬또배기’ 이찬원이 신곡 ‘하늘 여행’으로 KBS-MBC 가요 순위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인기 아이돌 걸그룹 아일릿과 NCT 도영을 제친 기록이다. TV 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동기이자 당시 진을 차지했던 가수 임영웅도 아직 도달하지 못한 기록이라 가요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찬원은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 ‘하늘 여행’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늘여행’은 지난 달 22일 발표한 이찬원의 두 번째 미니앨범 ‘브라이트:찬’(bright;燦)의 타이틀곡이다. 인생 황혼기를 맞이한 노부부가 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담은 곡으로 이찬원이 실제 노부부 다큐멘터리를 보며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앨범은 발매 첫날 판매량 50만정을 넘기며 한터차트 일간 음반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핫100’ 오른 아일릿, 팬들 화력으로 제쳐
2000년대 들어 트로트 가수가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건 장윤정(2005), 강진(2007), 임영웅(2021), 이찬원(2024)까지 4명 밖에 없다.
특히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뮤직뱅크’에서 트로트 가수가 1위를 차지한건 지난 2007년 강진의 ‘땡벌’이후 17년만이다.
‘뮤직뱅크’는 디지털 음원, 방송 횟수, 케이팝 팬 투표, 음반판매량, 소셜미디어 점수 등을 합쳐 총점을 낸다. 이찬원은 방송 횟수 2151점, 케이팝 팬 투표 1840점, 음반 3211점으로 앞서며 총점 7227점을 기록, 4678점을 획득한 아일릿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데뷔 직후 미국 빌보드 핫100과 글로벌 200에 랭킹된 아일릿을 팬들의 화력으로 제친 셈이다.
앞서 가수 임영웅도 지난 2022년 5월,‘다시 만날 수 있을까’로 ‘뮤직뱅크’ 1위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신인이던 걸그룹 르세라핌과 맞붙었다. 하지만 방송점수에서 0점을 받으며 방송점수 5348점을 받은 르세라핌에 1위를 내줬다.
이 사태로 성난 임영웅 팬덤 ‘영웅시대’가 공정성 논란을 제기, ‘뮤직뱅크’ 제작진이 경찰조사를 받는 초유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시 KBS는 “방송점수 중 라디오 부문은 KBS 쿨FM 7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다. 이외 프로그램은 집계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 경찰조사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찬원이 쏘아올린 공, 임영웅으로 이어질지 관심집중
이찬원은 4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도 NCT 도영, QWER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최종합계에서 이찬원(7760점)과 도영(7514점)의 점수 차는 불과 246점이었다. 트로트 가수로는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2021) 이후 3년만에 1위다.
이찬원은 사전투표, 생방송 투표에선 552점이나 밀렸으나 음원+음반, 동영상+방송 부문에서 점수를 만회해 1위에 올랐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6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음악방송은 아이돌 전유물이었다. KBS-MBC 동시 1위 석권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미스터트롯’ 톱7 인기가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엄청나다. 앞으로도 스타급 트로트 가수 인기 위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찬원이 불 지핀 트로트 붐은 임영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영웅은 6일 더블싱글 ‘온기’와 ‘홈’(Home)을 발매하며 음악 방송 1위를 다시 한번 노린다. 오는 25~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은 예매와 동시에 매진을 기록,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하 평론가는 임영웅의 음악 방송 1위 도전에 대해 “임영웅은 국내 트로트 시장에서 원톱 수준 인기를 갖고 있다”며 “100% (된다고) 예측하긴 어렵지만 위상만 놓고 봤을 때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답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