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어린 시절, 미술시간이나 대회에서 로봇과 함께 생활하는 그림을 그렸다면? 당시의 상상이 이젠 현실로 펼쳐진다. 그것도 AI를 탑재한 최첨단 로봇이 등장한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가족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AI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3억 달러를 시작으로 연평균 21.5% 성장해 2032년 824억7000만 달러에 다다를 전망이다.

◇ LG ‘클로이’·삼성 ‘볼리’, 가족 구원이 된 로봇

이미 글로벌 전자업계의 로봇사업 경쟁이 시작됐다. LG전자는 다음 달 27일 구글 클라우드 서밋에서 서비스 로봇 ‘클로이’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도 AI 반려로봇 ‘볼리’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 클로이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사용자 니즈 파악 △원활한 의사소통 등 언어 능력을 강화한 로봇이다.

가사생활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내놓는다. 이는 생성형 AI를 탑재해 대화는 물론 감정까지 교감한다. 모니터링 센서를 통해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가전제품을 제어한다.

삼성 볼리는 단순 반려동물을 대신하는 역할을 넘어, 응급대처 능력까지 갖췄다. 가정 내 응급상황 시 이를 감지·발견·모니터링해 응급 메시지를 전송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CES 2024’에서 “생성형 AI가 나온 뒤로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빠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봇핀’ 관련 사업도 B2B(기업간거래)에서 B2C(기업·소비자거래)로 확장할 방침이다.

◇ 혼자라고 느낄 때, AI와 함께라면 “외롭지 않아요”

전국 지자체는 노인복지와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7월부터 65세 이상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어르신 건강관리 및 안부를 확인하는 ‘늘 편한 AI케어’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대전시는 올해 5개 자치구에 ‘AI 돌봄 로봇’을 200대씩 1000대를 보급한다. 이는 5m 이내 사람 움직임을 센서로 감지해, 호흡·체온 등 건강 상태를 살핀다.

강원도 정선군은 AI-사물인터넷(IoT) 기반 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한다.

철원군은 한국전력공사, SK텔레콤과 함께 전력-통신데이터 사용패턴을 분석해, 이상 감지 시 읍·면 담당자에서 전달해 즉시 대응하도록 하는 ‘1인 가구 안부 살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경상북도 구미시는 지역 취약계층 1인 가구에 AI 스피커를 설치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빠른 조처를 하도록 했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6월 네이버와 AI 안부전화서비스 ‘네이버 클로바 케이콜’ 시행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AI는 고독사 위험군에 속한 도민에게 주 1회 전화를 걸어 안전을 확인한다.

광주광역시도 안부 전화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 못 알아들어도 끝까지 친절한 AI, 자녀 호기심도 ‘쑥쑥’

“배꼽 빠지겠다”, “똑똑하다.”

오픈AI가 새롭게 출시한 GPT-4o 후기가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이중 발음이 부정확한 6살 아이의 질문을 잘못 이해해 웃음을 터뜨린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지난 18일 유튜브 ‘김현수’ 채널에 업로드된 ‘Open AI GPT-4o 6살이랑 대화’에서 6살 어린이가 “신데렐라 이야기 궁금해”라고 말하자, AI가 “침대에서 일하는 이야기가 궁금하구나?”라며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아이 아버지가 AI의 말을 끊으며 “침대에서 일하는 게 아니고, 신데렐라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했어”라고 정정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로라 공주(디즈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주인공)’는 아버지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Open AI GPT-4o가 이해하며 아이에게 설명했다.

나아가 AI는 아이가 요청한 과자를 주제로 하나의 이야기를 창작해 들려줬고, 이 스토리의 교훈까지 설명했다.

단순 재미로 시작한 AI와의 대화에 흥미를 느낀 아이는 이후 끊임없이 질문했고, AI는 그때마다 친절하게 대답했다. 말문이 트여 질문이 가장 많은 나이대 자녀와의 편안한 놀거리가 하나 늘었다는 반응이다.

GPT-4o는 AI시대가 불러올 변혁을 선명하게 예고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