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 기자] 우려가 나왔다. 전날 퓨처스 선발투수였다. 하루 만에 1군 선발로 나섰다.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잊혀진 유망주’가 되어가던 황동재(23)가 터졌다.
황동재는 올시즌 1군 기록이 없었다. 퓨처스에서만 던졌다. 7경기 18.2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2020년 1차 지명자. 191㎝라는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다. 기대가 컸다. 잘한 때도 있다. 기간이 길지 않았을 뿐이다.
30일 수원 KT 더블헤더 2차전에서 오랜만에 1군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10월10일 고척 키움전 이후 264일 만이다.
사실 전날 퓨처스리그 함평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4삼진 무실점이다. 투구수는 22개. 이후 1군으로 올라왔다. 29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30일 더블헤더가 배정됐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은 “더블헤더가 잡히면서 어제 급하게 올렸다. 퓨처스에서 꾸준히 던지고 있었다. 최근 결과도 좋았다. 어제(29일) 20개 정도 던지기는 했다. 어차피 불펜데이로 해야 할 상황이다. 퓨처스에서 컨디션 제일 좋은 선수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불펜데이를 말했기에 길게 던지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퓨처스와 1군으로 리그는 다르지만, 이틀 연속 선발 등판이 쉬운 일이 아니다. 3이닝만 먹어줘도 충분한 상황.
황동재는 생각이 달랐다. 무력시위 제대로 했다. 5이닝 3안타 1볼넷 4삼진 1실점 호투를 쐈다. 포심은 최고 시속 149㎞까지 나왔다. 투심처럼 묘하게 테일링이 걸리기도 했다. 변화구는 포크볼(18개)-커브(12개)-슬라이더(11개)를 구사했다.
배합도 절묘했다. 1~2회는 커브를 숨겼다. 슬라이더와 포크볼만 썼다. 3회부터 커브를 꺼냈다. 슬라이더 대신 커브를 많이 던졌다. 상대 허를 찌르는 변화다. 포크볼은 경기 내내 쏙쏙 잘 떨어졌다.
경북고 시절 시속 150㎞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였다. 프로에 온 이후 구속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 평균으로 시속 140㎞ 수준에 그쳤다. 스피드가 안 나오니 변화구도 힘을 받지 못했다.
2024시즌은 첫 등판부터 강렬했다. 가장 느린 공이 시속 143㎞다. 시속 145~146㎞를 손쉽게 던졌다. 경쟁력 있다. 변화구 제구도 됐다. 총 72개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49개, 볼 23개다.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1군에 왔다.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왔다. 하루 만에 내려가야 할 수도 있는 신분. 마운드에서 온몸으로 증명했다. 주목할 부분이다.
더 지켜봐야 하지만, 황동재가 선발진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선발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삼성이 황동재를 어떻게 활용할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