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황혜정 기자] “케이시 켈리는 제 롤모델이었습니다. 그가 떠나서 슬프네요.”

LG트윈스 디트릭 엔스(33)가 23일 롯데전서 호투했다. 엔스는 올시즌 롯데를 상대로 4경기 등판해 패없이 3승,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엔스는 23일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했는데 LG에서 6년간 뛴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가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난 뒤 등판한 첫 경기라 시선이 모였다. 어떻게 보면, 엔스가 켈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팀에 남게 됐기 때문이다.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법도 했지만, 엔스는 6회 한 차례 위기만 맞은 채 별다른 문제없이 이닝을 삭제해 나갔다. 최고 구속 152㎞로 속구, 슬라이더, 커터를 섞었다.

엔스는 여전히 지난 20일 팀을 떠난 켈리를 그리워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엔스는 “켈리는 내 롤모델”이라며 “그가 떠나서 여전히 슬프다.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KBO리그에서 6시즌째 뛴 켈리는 엔스의 롤모델이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된 선수다. 켈리는 올시즌을 앞두고 LG에 온 엔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엔스는 “어떻게 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까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눴다. 내가 시즌 초반 어려움이 있었는데, 켈리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한 경기 한 경기 던지다 보면 분명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조언해줬다. ‘너무 걱정말라’고도 해줬다. 그와 한 모든 대화들이 기억난다”며 웃었다.

이제 켈리 역할을 해줘야 할 엔스다. 그는 “켈리가 KBO리그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꾸준함의 대명사이자, 팀을 우승으로 이끈 챔피언이기도 했다”며 “오래오래 LG팬들에게 기억 남을 선수다. 나 역시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가 됐다. 그처럼 하루하루 충실히 최선을 다해 켈리의 발자취를 따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팀 동료가 생길 예정이다. LG는 켈리를 웨이버 공시하며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와 계약했다.

엔스는 “(LG 내야수) 오스틴 딘과 같은 팀 동료였던 적이 있다고 들었다. 하루 빨리 에르난데스를 만나고 싶다. 좋은 선수라 들었다”며 “에르난데스가 어떤 질문을 해도 답해주고 격려해가며 함께 팀 승리를 이끌겠다. 켈리가 내게 해줬던 얘기들도 그대로 전해주겠다”며 미소지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