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진흙탕 싸움’이 2차전에 돌입했다.
최근 민대표의 ‘무속경영’, ‘쏘스뮤직 연습생 강탈’ 등의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민 대표가 모회사인 하이브 주요 임원진 5명을 고소했다. 이에 하이브도 무고로 맞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24일 민 대표는 박지원 대표이사를 포함한 하이브 경영진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민 대표를 상대로 감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업무용 PC를 취득해 개인적인 메신저 내용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거짓 편집해 민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활용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이브는 이에 대해 “입수 경위에 대해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허위 사실을 앞세워 고소한 민희진 대표 등에 대해 무고로 대응하겠다”고 맞받아쳤다.
하이브는 “당사는 민희진 대표가 과거에 반납한 노트북을 포렌식 한 적이 없음을 가처분 심문기일에 법정에서 이미 밝혔다”며 “민 대표는 무속인과의 대화록을 포함해 다수의 업무 자료를 본인의 하이브 업무용 이메일 계정으로 외부에 전송했고 이는 당사의 서버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은 장기전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고 보고 긴급 감사를 실시하고 이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안으로 임시주총을 결의했으나, 법원이 민 대표의 하이브를 상대로 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려 민 대표는 어도어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다.
대표직 방어에 성공한 민 대표는 지난달 뉴진스의 도쿄돔 팬미팅을 성료시켰다. 반면 민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던 박지원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대표직 자리를 내려놓았다.
지난 3년간 하이브를 이끌어 온 박지원 대표이사는 하이브의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신성장 전략이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사의 표명이 최근 불거진 민 대표와의 갈등으로 뒤숭숭해진 사내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민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방시혁 의장과 박 대표이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여과없이 공개해 이를 본 K팝 팬들과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박지원 대표이사가 패자의 모습으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민 대표의 입지는 불안하다.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이 민 대표에 대해 업무 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제기한 형사 고소건을 진행 중이며, 르세라핌의 소속사 쏘스뮤직도 민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각종 소송전에 뉴진스까지 활동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다.
한편 하이브는 차기 대표이사로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내정했다. 추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리더는 바뀌지만 어도어의 실질적 경영권을 둔 민 대표와 하이브간 미묘한 알력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양측이 주장하는 내용이 상반되기 때문에 당분간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하이브와 민 대표 측의 난타전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로 합의하지 않는 이상 수사기관에 이어 법정싸움으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