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금메달 같은 은메달이었다.

양궁 여자대표팀의 남수현(순천시청)은 3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에이스 임시현(한체대)에 밀려 금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개인전 은메달이라는 찬란한 성과를 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양궁 개인전에서 나란히 금, 은을 차지한 것은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무려 20년 만의 일이다.

남수현은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과 평가전을 통과하기 전까지 무명이었다. 국제 대회에서 성과를 낸 적도, 두각을 드러낸 적도 없다. 전훈영(인천시청)과 함께 경험이 부족한 국가대표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아야 했다. 기우였다. 남수현은 여자 단체전에서 제 몫을 하며 금메달에 기여했고, 개인전에서도 2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처절한 노력의 결과였다. 양궁대표팀의 양창훈 감독은 “수현이는 대표팀에 들어와 모든 걸 바꿨다. 자세, 장비 등 모든 걸 대표팀에 맞게 교체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이걸로 안 된다고 하면서 바꿨다”라면서 “너무 잘해줬다. 랭킹전에서도 임시현이 워낙 잘해서 그렇지 수현이도 잘했다. 윈윈이 됐다”라며 칭찬했다.

남수현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거의 쉬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 “감독님 말씀으로는 원래 중학생 자세였는데 지금은 실업팀 자세로 바뀌었다고 하셨다. 이제 어른이 된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남수현은 “아무대로 대표선수가 되고 10연패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니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가야 했다”라며 파리를 생각하며 전력투구했다고 강조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리사 바벨렝(프랑스)에 패해 4위에 머물렀지만 전훈영의 도약도 한국 양궁이 얻은 성과다. 전훈영 역시 무명이었지만 단체전에서 에이스 구실을 하며 금메달을 이끌었고, 개인전에서도 4강에 진출하며 맹활약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