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두산 이승엽 감독이 강한 불만을 표했다. 2년 연속으로 울산과 포항에서 경기를 치르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하필 뜨거운 여름이라 더 문제다. 홈팀 롯데-삼성도,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각자의 사정이 또 있다.

정규시즌 일정은 시즌 전 KBO가 확정해 발표한다. 2024시즌의 경우 지난 1월3일 일정이 나왔다. 이때는 제2구장 경기가 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후 홈팀이 정한다. 울산은 롯데, 포항은 삼성이다. 지난 4월17일 장소 변경 공지가 나왔다.

KBO 관계자는 “홈 구단이 일정을 정한다. 두산이 공교롭게도 2년 연속으로 울산과 포항에서 하게 됐다. 2018년부터 보면 7~8월에 많이 하기는 했다. 차기 시즌에는 조정해볼 생각이다. 한 팀만 계속 하면 또 안 되지 않나. 너무 더울 때는 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은 ‘시기’다. 두산은 지난시즌 6월30일~7월2일 울산에서 롯데와 붙었고, 7월4~6일 포항에서 삼성전을 치렀다. 올해는 7월16~18일 울산에 다녀왔다. 오는 20~22일은 포항 경기다. 다 여름이다.

이승엽 감독은 “제일 더운 8월에, 포항 인조잔디 구장에서 해야 한다. 왜 우리만 2년 연속으로 하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은 어떻게 일정을 정했을까. 구단 관계자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일단 3~5월은 쉽지 않다. 포항구장이 1만2000석이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절반이다. 매출 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에서 홈 6연전이 있을 때 한 시리즈 잡아달라고 한다. 포항도 사실상 원정이다. 구단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8월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이 사항도 있다. “포항시와 6경기로 합의했다. 올해는 포항구장이 7월에 대통령배를 유치했다(7월23일~8월3일). 세 경기만 한다. 8월밖에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꼭 두산전으로 잡은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롯데는 어떨까. 당장 2일과 4일 LG전이 폭염 취소됐다. KBO리그 최초다. 역시나 인조잔디 구장이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롯데 관계자는 “예전에는 4~5월이나 9월에 했다. 올시즌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설치 때문에 밀렸다. 이동도 생각해야 한다. 울산 경기도 원정에 가깝다. 홈 6연전 중 한 시리즈를 빼는 게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살짝 결이 다르다.

또한 “관중석이 사직 절반 수준이라 수입이 빠지는 부분도 있다. 내년은 다시 봐야 한다. 폭염 취소를 겪었다.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작년에도 8월에 경기했다. 올해 너무 더우니까 문제다”고 짚었다.

아울러 “순전히 우리 일정을 고려해서 잡다 보니까 두산전이 잡혔다. 7~8월밖에 안 됐는데 울산에서 주말을 강력히 원했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 구단도, 울산시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제2구장 경기는 필요하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가장 더운 시기는 피하는 쪽이 낫다. 예상하지 못한 ‘기후의 습격’에 당한 모양새다. 내년에도 또 이럴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