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손흥민이 시작부터 최전방을 누볐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19세 영건’ 양민혁의 데뷔전은 또다시 무산됐다. 토트넘은 무기력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등권 추락 위기에 몰렸다.
토트넘은 2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끝난 에버턴과 2024~2025시즌 EPL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졌다.
지난 아스널과 북런던더비 1-2 패배에 이어 2연패에 빠진 토트넘은 승점 24(7승3무13패), 15위로 제자리걸음했다. 강등권에 몰린 팀과 승점 차가 8 이내다. 반면 무득점 3연패 수렁에 빠졌다가 최근 11년 만에 데비이드 모예스 감독이 소방수로 복귀한 에버턴은 모처럼 승수 쌓기에 성공, 승점 23(5승8무9패)을 기록하며 16위를 마크했다. 토트넘은 바짝 추격했다.
토트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도미니크 솔란케가 전날 훈련 도중 다친 가운데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에 뒀다. 제임스 매디슨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좌우를 지킨 가운데 2선 중앙은 루카스 베리발과 파페 사르가 지켰다. 제드 스펜스와 페드로 포로가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가 스리백을 이뤘다. 골문은 안토닌 킨스키가 지켰다.
토트넘은 지난 아스널전은 졌지만, 최근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리버풀을 이기며 2008년 이후 16년 만에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리그에서도 반전을 그렸다. 그러나 무기력 그 자체였다. 반면 모예스 감독 부임과 더불어 에버턴은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뽐냈다.
에버턴은 시작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 워크로 토트넘을 짓밟았다. 전반 6분 예스페르 린스트룀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정교한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토트넘 골키퍼 킨스키가 선방했다. 그러나 6분 뒤 기어코 선제골을 넣었다. 이드리사 게예의 침투 패스를 받안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토트넘 수비 2명 견제를 절묘하게 따돌리고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은 에버턴 압박에 고전, 후방 침투 패스 위주로 기회를 엿봤다. 전반 17분 손흥민이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어 슛을 시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상대 태클에 걸렸다. 이후 6분 뒤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클루셉스키가 후방 침투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가운데 손흥민에게 내줬다. 그는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는데 오른발 슛이 다소 빗맞으며 잡혔다.
오히려 위기를 넘긴 에버턴이 다시 몰아붙였다. 전반 25분 오렐 망갈라가 문전에서 예리한 오른발 감아 차기 슛을 시도했다. 킨스키가 다시 손을 뻗어 쳐냈는데 골대를 맞고 물러났다. 하지만 3분 뒤 에버턴은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일리만 은디아예가 동료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중원부터 빠르게 전진 드리블했다. 토트넘 수비가 그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은디아예는 최후방 드라구신이 막아섰지만 가볍게 따돌리고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힘없이 무너졌다. 전반 추가 시간 에버턴 코너킥으로 시작한 공격에서 칼버트-르윈의 헤더 슛이 그레이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은 드라구신 대신 공격수 히샬리송을 투입했다. 손흥민이 윙어로 돌아간 가운데 포백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에버턴의 도전적인 수비에 속수무책이었다. 후반 15분 선방쇼를 펼친 킨스키마저 킥 실수를 범했고, 칼버트-르윈에게 또다시 절호의 기회를 내줬다. 그러나 칼버트-르윈의 왼발 터닝 슛이 빗나갔다.
토트넘은 후반 28분 유망주 마이키 무어가 투입됐다. 손흥민이 히샬리송과 투톱으로 선 가운데 그가 왼쪽 측면을 누볐다. 토트넘에 모자란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후반 31분 만회골이 터졌다. 히샬리송이 중원에서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손흥민이 매디슨에게 연결했다. 이어 공을 받은 무어가 슛을 시도했는데 에버턴 수비 맞고 흘렀다. 이 공을 클루셉스키가 절묘한 칩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에버턴이 수세적으로 나선 가운데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다시 추격골을 넣었다. 무어의 오른발 크로스 때 히샬리송이 골문으로 달려들며 밀어넣었다.
하지만 토트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결과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대응 시점이 아쉬웠다. 막판 내려선 에버턴을 거세게 몰아붙였으나 전반 최악의 부진이 패배 요인이 됐다. 리그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 늪에 빠졌다.
양민혁은 자기보다 한 살 어린 무어의 활약만 바라봐야 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