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마침내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고민만 더 커졌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여실히 보인다. 스윙도 제대로 못하고, 수비도 안 된다. 삼성 루벤 카데나스(27) 이야기다. 진짜 문제는 ‘시간’이다.
카데나스는 7월26일 허리 부상을 입었다. 스윙 후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금방 다시 출전할 듯했다. 엔트리에서 빼지도 않았다. 좀처럼 경기에 뛰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선수가 계속 통증을 느꼈다.
6일 대구 한화전에서도 더그아웃에서 허리 보호대를 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8회말 김현준 대타로 출전하며 11일 만에 경기에 나섰다. 카운트 1-2에서 4구째 바깥쪽 높은 속구에 어정쩡한 스윙으로 삼진. 허무한 결과다.
9회초 수비도 나섰다. 중견수로 배치됐다. 일이 터졌다. 오른손 이승현이 선두 김태연에게 좌중간 타구를 맞았다. 단타로 막을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카데나스의 상태가 문제다.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고, 송구도 어정쩡했다. 결국 2루타가 됐다.
결국 벤치가 움직였다. 카데나스를 바로 뺐다. 김헌곤이 들어갔다. 카데나스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후 트레이너에게 허리 쪽을 만지며 상태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였다.
‘구세주’라 했다. 지난달 19일 처음 선을 보였다. 7월20일 비거리 140m짜리 대포를 쏘더니, 7월21일에는 끝내기 홈런으로 선수단과 박진만 감독을 웃게 했다. ‘드디어 거포가 왔다’며 팬들도 반색했다.
단 며칠 만에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계속 출전하지 못하니 박진만 감독도 뿔이 났다.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례적이다. 결국 경기에 나서기는 했다. 결과적으로 안 나간 것만 못하다. 확실히 몸이 불편해 보였다.
삼성 관계자는 “태업은 아니라 본다.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MRI나 CT에서 잡히지 않는 무언가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대학 시절 척추전방전위증을 앓았다. 허리 쪽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계속 이 상태라면 쓸 수 없다. 차라리 말소하고 다른 선수를 올려서 쓰는 쪽이 낫다. 한여름을 관통하고 있다. 선수 한 명이 귀하다. 이 상태면 한 자리를 그냥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필요하다면 교체도 할 수 있다. 이쪽도 쉬운 일이 아니다. 8월15일까지 등록해야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실상 일주일밖에 없다. 카데나스는 7월10일 계약해 7월16일 등록됐다. 새 외국인 타자를 7일 계약해도 아슬아슬하다는 의미다.
자칫 외국인 타자 없이 정규시즌을 마쳐야 할 수도 있다. 삼성으로서는 단단히 꼬인 상황이다. 마냥 카데나스의 회복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교체할 선수를 찾자니 또 시간이 부족하다. 이쪽도 저쪽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47만7000달러(약 6억5000만원)를 들였는데 ‘애물단지’가 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