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막대한 보수를 받고 영입된 스타벅스의 새 최고경영자(CEO)가 풀어야 할 과제 1순위는 바로 모바일 앱 주문으로 인한 매장 내 대기시간 지연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미 경제매체 CNBC는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 후 매장에서 음료를 기다리며 답답해하는 고객들과,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고 음료를 만드느라 지쳐가는 바리스타들의 모습이 현재 스타벅스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 경영에 여전히 관여하고 있는 하워드 슐츠 전 CEO도 지난 6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스타벅스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주문은 스타벅스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용자가 주문을 더 여유 있게 할 수 있어 우유 거품과 시럽 종류 등 세부 사항을 다양하게 추가하면서 주문 내용이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바리스타가 이런 복잡한 주문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탓에 소비자가 주문 후 음료를 받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대기시간이 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슐츠 전 CEO는 자신이 오전 8시에 시카고의 한 지점을 방문했을 때 이 문제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모바일로 주문한) 사람들이 매장에 나타나더니 갑자기 엉망진창이 됐다. 그것은 (내가 아는) 스타벅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의 연구 책임자 로버트 번은 “우리가 자주 마시는 음료를 파는 곳은 이용하기에 아주 편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문제는 바리스타의 부담을 가중해 2021년부터 시작된 스타벅스 노조 결성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11월 미국 내 스타벅스 노조는 회사가 가격 할인이나 공짜 음료 제공 등 판촉 행사를 진행할 때 모바일 주문 기능을 끄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음료를 제조하는 바리스타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있는 것이다.

여기서 오는 9월 9일 스타벅스 새 CEO로 취임하는 브라이언 니콜(50)이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CEO 당시 온라인 주문을 효율화해 매출을 끌어올린 이력이 있어, 그가 앞으로 스타벅스의 고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에 대해 주목 받고 있다.

니콜은 치폴레에서 온라인 주문 전용 메뉴를 출시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한편, 로봇 공학 회사와의 협업으로 선택 사항이 많은 ‘부리토 볼’ 메뉴를 빠르게 조리하는 실험을 해왔다고 CNBC는 전했다.

니콜은 2018년부터 6년 반 동안 치폴레를 이끌면서 이 회사의 이익을 약 7배 늘렸으며 이 기간에 치폴레의 주가는 약 800% 상승했다.

앞서 AP통신과 CNBC 등이 스타벅스의 규제 당국 제출 서류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니콜은 치폴레를 떠나 스타벅스로 옮기는 대가로 현금 1000만달러(약 135억원)와 주식 7500만달러(약 1016억원)어치 등 8500만달러(약 1151억원) 상당의 보수를 받기로 했다. 이 가운데 주식 보수는 회사의 성과에 따라 3∼4년에 걸쳐 나눠 지급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그는 연간 CEO 기본급으로 160만달러(약 22억원)를 받고, 목표 성과를 달성할 경우 현금 보상으로 최대 880만달러(약 119억원)를 더 받을 수 있다.

또 2025년 회계 연도부터는 성과에 따라 연간 최대 2300만달러(약 312억원)의 주식 보너스를 받을 자격도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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