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런 적이 있을까. 언제나 ‘에이스’였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24시즌은 아니다. 데뷔 후 처음 보는 숫자가 제법 많다. ‘시련’이다. 반등이 필요하다. ‘KK’ 김광현(36) 얘기다.

김광현은 올시즌 24경기 124.2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7위다. 최하위가 박세웅(롯데)인데 5.39다. 큰 차이가 아니다. 자칫 ‘꼴찌’로 떨어질 위기다.

2007년 데뷔 후 2점대 평균자책점을 밥 먹듯 찍었다. 2023년까지 14시즌(미국 진출 및 부상 시즌 제외) 뛰며 6번이나 만들었다. 3점대 4회다. 가장 높은 수치가 2011년 4.84다.

5점대는 처음이다. 충격적이다. 김광현이기에 더 그렇다. 이숭용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 후 3연승도 달렸다.

5월부터 흐름이 좋지 않다. 들쑥날쑥하다. 퀄리티스타트(QS)와 조기 강판을 오간다. 평균자책점을 보면, 5월 7.20-6월 4.09-7월 5.33이다. 8월 들어 세 차례 등판해 7.07이다.

구속이 조금 빠졌다. 포심 평균 시속이 2022년 145.4㎞에서 2023년 144.2㎞가 됐고, 올시즌 143.9㎞다. 아주 느린 것은 아니다. 경기 중에는 시속 147~149㎞까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불같은 강속구’라 하기는 무리가 있다.

자연히 주무기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숭용 감독이 커브 활용도를 높여보라고 조언했다. 괜찮아지는 듯했으나 안정적으로 가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7일 한화전에서는 커브 비중 7.1%로 다시 10% 아래로 내려갔다.

뭔가 단단히 꼬인 모양새다. 이숭용 감독은 “올해 (김)광현이가 시련을 겪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하고,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좋은 게 한꺼번에 몰려올 때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운도 많이 안 따르는데, 경험이 될 것이라 본다. 지금까지 잘 달려왔다. 이번을 계기로 더 높이 올라갈 것이다. 올해 좋은 경험으로 노하우가 생겨서 내년부터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결국 내가 잘해야 한다”고 각오도 다졌다. 유독 올시즌 만만치 않다. 다시 일어나야 한다. 결국 김광현 스스로 반등을 일궈야 한다. 그래야 SSG도 산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