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산=김민규 기자] “아프지 않고 끝까지 잘 마쳤으면 좋겠다.”
휴식 기간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평소 연습량이 많기로 정평이 났지만 허리가 좋지 않아 잠시 쉬어갔다. 연습량을 줄이며 회복에 집중했다. 효과가 확실하다. 시작이 좋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18년차 ‘베테랑’ 이태희(40·OK저축은행) 얘기다.
이태희는 29일 경남 양산시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7121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는 1개로 막으며 7언더파 65타를 적어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충분한 휴식을 가진 덕분일까. 후반기 출발이 좋다. KPGA 투어는 지난 7월 14일 군산CC오픈을 마친 후 여름 휴식기에 들어갔다. 이 기간 선수들은 해외 투어에 나서거나 연습과 훈련을 거듭하며 하반기를 준비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던 이태희는 연습 대신 휴식을 택했다.
1라운드 경기를 마친 이태희는 “보기를 하나 했지만 생각한 것보다 플레이가 잘 됐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잘 마무리 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습량이 많기로 소문난 이태희다. 하지만 올해 여름 휴식기 때는 ‘연습’보다 ‘육아’를 하며 회복에 집중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태희는 “상반기를 마치고 휴식기 동안 허리가 좋지 않아 연습을 많이 못했다. 퍼트나 쇼트게임 연습도 잘 못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도 큰 목표보다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휴식기 때 몸이 좋지 않아 골프보다는 육아에 집중했던 것 같다. 몸에 좋은 보양식도 가리지 않고 먹었다”며 “글래서 이렇게 좋아진 것인지 모르겠다. 성적에 대한 생각보다는 아프지 않고 대회를 잘 마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힘줘 말했다.
연습량이 줄인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그는 이날 13번홀(파5)에서 25야드(약 23m) 거리에서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이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멋진 이글을 선보였다.
‘이글’ 상황에 대해 이태희는 “티샷이 페이웨이로 갔고 3번 우드로 세컨드 샷을 한 것이 핀에서 25야드 정도에 떨어졌다”며 “짧은 거리 어프로치는 워낙 자신있고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한 대로 잘 쳤다. 핀에서 3야드 정도 떨어져 굴러 들어갔다. 정말 잘 친 샷이었다”고 돌아봤다.
1라운드 출발이 좋다. 남은 3일 ‘선두’를 지켜낸다면 KPGA 투어 통산 ‘5승’도 바라볼 수 있다.
그는 “현재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오늘 성적이 좋은 것은 운이 따른 것 같다”며 “하반기 대회가 많이 남아있는 만큼 올해 남은 대회에서 아프지 않고 끝까지 잘 마치는 것이 목표다. 오늘 경기는 잊고 남은 3일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내고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캐나다 출생 이태훈(34·타이틀리스트)이 6언더파 66타를 적어 이태희에 1타 차 단독 2위에 올랐다. 김민규(23·CJ)와 김한별(28·SK텔레콤)이 공동 3위(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