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대한민국 여자 골볼이 28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에 나섰다. 첫 경기부터 한일전. 좋은 경기를 펼쳤으나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정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골볼 대표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수드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대회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했다.
골볼은 시각장애인만 할 수 있는 종목이다. 전후반 각 12분 동안 소리 나는 공을 주고받다 상대 골대에 더 많은 볼을 넣은 팀이 승리한다.
한국 골볼 대표팀은 2022년 12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IBSA) 골볼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날 주장 김희진(서울시청)을 필두로 서민지, 심선화(이상 서울시청)를 선발 출전시킨 한국 대표팀은 전반 3분08초 심선화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휘어잡으며 일본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전반7분06초에 동점골을 허용해 전반전을 1-1로 마무리했다.
한국의 공격으로 시작된 후반전에서도 대표팀은 이 종목 세계랭킹 2위 일본을 상대로 침착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 17분46초 페널티를 받으며 역전골을 내줬다.
골볼에서는 공이 상대편 코트에 도달하기 전에 최소 2회 이상 플로어(팀 에어리어, 중립 에어리어)에 접촉돼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페널티를 받는다. 이 경우 골대를 지키는 선수 1명과 볼을 던지는 선수 1명이 1대1로 겨루게 된다. 한국 대표팀도 전반전에서 일본의 페널티로 기회를 얻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했다.
김희진은 경기를 마친 뒤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져서) 아쉽다”며 “아무래도 일본이 패럴림픽은 물론이고, (큰 대회에서 많은 승리를 거둬) 세계 랭킹도 높다 보니 경험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린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는 데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가 처음이다 보니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도 “아직 남은 경기가 많으니 다음 경기부터는 지금까지 준비했던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 감독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며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일단 오늘은 푹 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홈 이점이 큰 프랑스다. 정 감독은 “홈 이점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다”면서도 “그간 프랑스와 경기는 잘 풀어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충분히 잘할 거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