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꿈을 향해 달려가자.”
KT 롤스터가 LCK 챌린저스 리그(CL) 최초 ‘2연패’란 새 역사를 썼다. 여기에 정규시즌 최다 매치 연승(13연승), 최다 매치승(16승)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2024시즌은 ‘KT 롤스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코 운이 아니다. ‘육성 시스템’이 뒷받침됐다. 수년간 흘린 땀과 노력의 결실이다. 어떻게 올랐을까. 이는 KT가 CL 정상을 향해 쏟은 열정에 대한 기록이다.
◇ 서막: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시작은 쉽지 않았다. 2020시즌을 앞두고 KT 지휘봉을 잡은 ‘히라이’ 강동훈 감독에 내려진 최우선 과제는 바로 ‘육성 시스템’ 확립이다. 강 감독이 오기 전까지 KT는 아카데미·2군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았다.
강 감독이 해야할 일은 명확했다. 육성 시스템을 확립해 중장기적으로 LCK에서 활약할 선수를 키우는 것. 그래서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연습생을 발굴·육성, 이를 기반으로 CL 팀을 구성하고, 경험치를 쌓은 CL 팀은 LCK에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프랜차이즈 10개팀 중 감독이 직접 CL 팀을 관리·지도하는 곳은 KT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LCK 팀을 리빌딩을 하고 각 코치와 시너지를 내는 것도 주요한 역할 중 하나다.
◇ 중막: ‘빅라’, ‘노아’ 등 꿈이 현실로
선수와 코치들에게 늘 입버릇처럼 강조했다. “꿈을 향해 달려가자.”
꿈이 하나씩 모여 현실로 나오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1기생들이 어느새 성장해 LCK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2시즌 신인왕 ‘빅라’ 이대광, 유럽 프나틱에서 활동 중인 ‘노아’ 오현택, 현 LCK팀 탑 라이너 ‘퍼펙트’ 이승민 등이 대표적이다.
KT는 6일 디플러스 기아와 LCK CL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이날 결승전에 ‘빅라’, ‘노아’ 등이 직접 방문해 응원전을 펼쳤다는 후문. 이번 CL 2연패를 이룬 주역 ‘웨이’ 한길(KT 아카데미 1기), ‘지니’ 유백진(KT 아카데미 2기) 모두 아카데미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성장해왔다.
올해 CL 팀이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란 얘기다. 강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합심해 아카데미부터 수년 간 노력해온 결실이다. 여기에 지난해에 CL 팀에 합류해 함께 성장한 ‘함박’ 함유진과 ‘하이프’ 변정현이 있었기 때문에 ‘2연패’ 위업 달성이 가능했다.
◇ 종막: 육성·성장은 ‘현재진행형’
LoL e스포츠 역사는 10년을 조금 넘었다. 여기에 프로 리그 출범 후 아카데미 등 육성 시스템이 정착한 것은 5년이 채 되지 않는다. 아직 갈 길이 멀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LCK 미래를 이끌 자원을 발굴·육성해야 한다.
KT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마라톤에서 이제 출발선을 떠났을 뿐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야 KT가 LCK CL ‘3연속 우승’도 나아가 4, 5연속 우승도 노릴 수 있다.
LCK CL ‘2연패’ 달성 후 ‘손스타’ 손승익 코치는 “스프링에 이어 서머까지 2연속 우승해 기쁘다.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따라와줘 우승할 수 있었다”며 “감독님과 내가 말한 ‘꿈꾸는 목표’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모습을 증명한 것 같아 더욱더 기쁘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감독은 “항상 선수들과 코치에게 ‘꿈을 향해 달려가자’고 했다. CL에서 경기와 경험은 꿈을 향한 과정일 뿐”이라며 “우리가 가는 방향성이 맞다는 걸 선수들도 직접 느끼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타이트한 연습량과 피드백 힘들었을텐데 잘 따라와줘 고맙고 기특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계속 ‘꿈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