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정부가 폭염과 가뭄 여파로 큰 폭으로 오른 배춧값을 잡기 위해 수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유통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할인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출하되는 여름 배추는 재배 면적이 1년 전보다 줄었고 폭염, 가뭄 등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공급량이 줄었다.
이달 중순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기준 포기당 9537원으로 치솟았다.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소매가격은 2만∼2만3000원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께 경북 문경시, 경기 연천군 등으로 출하 지역이 늘어나면 배추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평년 공급량 보다는 적은 수준인데다, 최근 내린 비로 병해충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의 재배 면적은 1만2870㏊(헥타르·1㏊는 1만㎡)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일단 당분간 배추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해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에서 신선 배추를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수입 배추를 시장에 공급하는 식이다. 정부 차원의 배추 수입은 지난 2010년(162t), 2011년(1811t), 2012년(659t), 2022년(1507t)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현재 배추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할당관세(0%)를 적용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우선 오는 27일 수입 배추 초도물량 16t(톤)을 들여온다. 이후 중국 산지 상황을 보면서 수입 물량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수입 배추의 수요처는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수출 김치 업체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서 수입한 물량 중에서도 가정용 소비로 풀린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국내산 배추는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단계적으로 수매하고, 정부 가용 물량을 상시적으로 확보한 뒤 산지 상황에 따라 시장에 공급한다.
아울러 산지 유통인과 농협이 물량을 시장에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출하 장려금을 지속 지원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보유한 물량을 시장에 직접 공급하고, 농협은 계약재배 물량을 하나로마트 등에서 할인 판매한다.
여름철 폭염과 최근 호우 등으로 채솟값은 전반적으로 강세다.
aT 조사 기준 전날 무 소매가격은 1개에 3921원으로 1년 전보다 66.9% 올랐고 평년과 비교해 42.8% 비싸다. 여름철 고온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더해 배추 김치 대체재로 무 김치를 찾는 사람이 늘어, 가을무가 나오는 10월 하순 전에는 무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농식품부는 무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산지 유통인을 대상으로 운송비를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주산지 농협의 출하 약정 물량(500t)을 이달 말까지 도매 시장에 공급하도록 했다.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에 3381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7.5%, 120.7% 올랐다. 시금치 값 상승 역시 고온으로 생육이 부진해 공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2153원으로 1년 전보다 34.0% 비싸고 평년과 비교해 41.0% 비싸다.
이에 더해 농식품부는 최근 내린 비로 주산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상춧값도 이달 하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이는 다음 달 중순부터는 출하 지역이 확대돼 공급이 늘어,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강세를 보였던 사과, 배 등 과일값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홍로 품종 사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신고 품종 배 가격 역시 1년 전, 평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