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이정효 감독의 광주FC가 일본 J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광주는 1일 일본 가와사키의 도로도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 승리했다.

광주는 전반전 내내 경기를 주도했고, 전반 21분 아사니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켜 승자가 됐다.

광주는 지난 달 1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ACLE 첫 경기에서 7-3 대승했다. 이어 가와사키까지 사냥하며 2연승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진출한 상황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다.

J리그 팀들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둔 점이 고무적이다. 요코하마와 가와사키 모두 일본을 대표하는 클럽이다. 두 팀 모두 광주에 무릎을 꿇었다. 결과는 물론이고 내용 면에서도 광주는 상대를 어렵게 만들었다. 요코하마전은 말 그대로 ‘원사이드’였고, 가와사키를 상대로는 전반 내내 압도적인 경기를 했다. 한 골을 앞선 만큼 후반에는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광주가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아시아 무대에서 광주는 ‘미지의 팀’이다. 아직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적이 없는 데다 늘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라 더 알려지지 않았다.

광주는 J리그 팀 입장에서 상대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K리그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K리그 팀들은 보통 힘과 높이, 스피드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한국 특유의 피지컬이 장점으로 꼽혀 왔다.

광주는 다르다. 광주는 J리그 팀 이상으로 섬세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롱볼은 거의 활용하지 않고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에 강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K리그의 장점인 스피드와 기동력, 타이트한 수비 조직까지 보유하고 있다. 상대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지난해 광주가 K리그1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도 워낙 흔치 않은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이었다. 올해에는 어느 정도 분석이 되어 광주는 고전하고 있지만, 무대를 아시아로 옮기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감독의 지도력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이정효 매직’이라 할 만한 현상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광주는 ACLE 첫 진출에 토너먼트 라운드 안착까지 기대할 만하다. K리그1 파이널라운드를 병행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분명 경쟁력은 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