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영원한 ‘일용엄니’ 김수미가 세상을 떠났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욕쟁이 할머니’로 불리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은 마음에 후배 배우들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 선물하며 ‘국민 어머니’란 수식어를 얻기도 했던 정많고 따뜻했던 국민배우가 영원한 별이 됐다.
김수미가 2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5세.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수미는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수미가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자 아들이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김수미는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견된 타살 흔적은 없으며,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최근 불거졌던 건강 이상설이 재조명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앞서 김수미는 지난 5월 피로 누적으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한 홈쇼핑 채널에 출연해 부은 얼굴에 평소와 같지 않은 안색과 행동으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김수미의 아들이자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방송 전날 밤을 샜는데 급하게 촬영을 해달라는 요청에 카메라 앞에 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 그렇게 보였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1949년생인 김수미는 지난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1980년 처음 방송돼 22년간 시청자들과 만난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 출연하며 ‘일용엄니’로 불리며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60대 노인 일용엄니 역할을 소화해냈다. ‘전원일기’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이후 MBC 시트콤 ‘안녕, 프렌체스카’와 영화 ‘위대한 유산’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 드라마와 예능, 영화를 오가며 활약했다.
특히 김수미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맨발의 기봉이’에서 인연을 맺은 신현준, 정준호, 탁재훈, 정준하 등 배우에게 ‘어머니’라 불릴 정도로 많은 후배 배우들의 존경을 받았다.
김수미는 생전 뛰어난 요리실력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1982년 요리 프로그램 ‘오늘의 요리’를 진행했고, 2005년 ‘김수미 간장게장’을 출시하며 사업도 이어왔다.
최근까지도 예능 프로그램 KBS2 ‘수미산장’ tvN ‘수미네 반찬’ 등에 출연해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과 친근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5월 막을 내린 창작뮤지컬 ‘친정엄마’와 5월까지 tvN 예능 ‘회장님네 사람들’을 촬영, 9월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김수미는 생전 뛰어난 요리실력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2019년에는 아들 정명호가 배우 서효림과 결혼하며 서효림을 며느리로 맞이하기도 했다.
김수미의 빈소는 서울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