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배춧값 급등으로 김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금배추 대란에 부담을 느끼면서, 직접 김장하는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포장김치 브랜드 대상의 ‘종가’ 포기김치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포기김치가 올 하반기 들어 폭발적인 판매율을 기록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배춧값 강세는 장마와 태풍 등 기상 악화와 병충해 발생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다. 배춧값이 예년 대비 30% 이상 상승하면서 김장을 계획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추 가격이 너무 높아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이 10월 18~23일 회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72%(중복응답)에 달했다. 이중 ‘김장 재료 가격 상승’이 30.8%를 차지했다. 또 김장을 포기한 응답자 중 88.7%는 ‘포장김치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에 포장김치 매출률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품절 대란’ 또한 이어지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인기 상품인 ‘비비고 포기배추김치 3.3㎏’, ‘비비고 석박지를 넣은 포기김치 3㎏’, ‘비비고 썰은배추김치(용기형) 500g’은 품절인 상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포장김치 상품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고 말했다.

배추 수급 문제로 주문이 막혔던 대상 ‘종가’도 10월 29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포기김치와 맛 김치 등의 주문을 다시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종가 저온숙성 묵은지5㎏’, ‘종가 묵은지900g’ 등 판매를 재개한 상태다. 대상 관계자는 “올해 김치 매출액은 9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7%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자체브랜드(PB) 김치 판매율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판매하는 워커힐 호텔 김치는 올해 1~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1% 늘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매출 증가세를 보인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평년보다 신장한 것이 맞다. 김치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포장김치 전체 매출 또한 대폭 신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전문가는 “포장김치 시장이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치는 한국 가정의 필수 식품이지만, 가정마다 김장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도 존재한다. 이번 배춧값 상승과 더불어 포장김치의 수요가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