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SK하이닉스 곽노정 CEO가 현존 HBM 최대 용량, 최고층 48GB 16단 HBM3E 개발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더불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메모리의 개념 변화와 자체 기술력 및 제품을 소개했다.

곽 CEO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Next AI Memory, Hardware to everywhere)’를 주제로 기조 연설했다.

먼저 곽 CEO는 메시지 전달에 대한 역사에 대해 해석했다. 그는 “과거 벽화부터 종이, 모바일, AI까지 여러 도구를 사용해왔다. 기록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이 때문에 저장 매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메모리 반도체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 D램은 데이터 이동 도로다. 낸드는 데이터 스토리지(저장) 역할을 한다”며 “클라우드와 SNS가 대중화되면서 데이터 연결 또는 공유를 시작, 더 활발해질 전망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12월 챗GPT3.5의 등장함으로써 데이터 간 연결성은 AI 시대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로 꼬집었다.

현재의 메모리를 ‘연결된 메모리’라고 정의한 곽 CEO는 “엄청난 데이터 이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완전히 다른 개념의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했다. 이것이 바로 고대역폭메모리(HBM)”라고 소개했다.

이날 곽 CEO는 현존 HBM 최대 용량인 48GB를 구현한 16단 HBM3E 개발을 세계 최초로 공식화했다. 이는 기존 12단을 넘어선 HBM3E 최고층 제품이라고 전했다.

곽 CEO는 앞으로 본격화될 AI 시대에서 메모리가 ‘기억의 미래’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억이라면 과거부터 현재를 말하는데, 만약 미래를 포함하려면 ‘창의’와 ‘경험’이 추가돼야 한다”며 “AI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AI는 축적한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SK하이닉스가 내다보는 미래의 ‘창의적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없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AI 시대 준비 완료,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 성장 가능성 제시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월드 퍼스트(World First)’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양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비욘드 베스트(Beyond Best)’ 제품을 계획 중이다. AI 시대에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옵티멀 이노베이션(Optimal Innovation)’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곽 CEO는 “월드 퍼스트는 HBM4부터 16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SK하이닉스는 기술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48GB 16단 HBM3E를 개발 중이며, 내년 초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제품 생산을 위해 12단 제품에서 양산 경쟁력을 입증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활용한다. 백업 공정으로써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16단 HBM3E는 내부 분석 결과, 12단 제품보다 학습 분야에서 18%, 추론 분야에서 32% 성능이 향상됐다. 향후 추론을 위한 AI 가속기 시장이 커질 전망인 가운데, 제품은 회사의 AI 메모리 ‘넘버 1’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비욘드 베스트는 자체 저전력 고성능을 강점으로 한다. 앞으로 PC와 데이터센터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LPCAMM2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1cnm 기반 LPDDR5와 LPDDR6도 개척 중이다. 또 낸드에서는 PCIe 6세대 SSD와 고용량 QLC 기반 eSSD, UFS 5.0을 준비하고 있다.

곽 CEO는 “HBM4부터 베이스 다이(Base Die)에 로직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1위 파운드리 협력사와의 원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옵티멀 이노베이 커스텀 HBM은 용량과 대역폭, 부가 기능 등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성능을 최적화한 제품이다. 향후 AI 메모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AI 시스템 구동을 위해서는 서버에 탑재한 메모리 용량이 대폭 증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여러 메모리를 연결, 대용량을 구현하는 CXL을 준비 중이다.

CXL는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GPU, 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곽 CEO는 “초고용량 QLC eSSD를 개발해 고객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작은 공간에서 저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메모리 병목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PIM(Processing in Memory),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Computational Storage)와 같은 기술이 초거대 데이터를 다룰 미래의 필수 기술로 꼽았다. 이는 차세대 AI 시스템의 구조를 바꾸는 큰 도전이자 AI 업계의 미래로 전망했다.

곽 CEO는 “SK하이닉스는 고객과 파트너,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회사는 전 기반 AI 솔루션으로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나갈 분비가 돼있다. 앞으로도 SK하이닉스의 발전을 기대해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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