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가수 겸 작곡가 이상순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고정 라디오 프로그램 DJ로 첫발을 뗀 가운데 절친이자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가수 루시드폴이 축하 사연을 보냈다.
4일 MBC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가 첫 전파를 탄 가운데 이상순은 특유의 편안하고 따스한 음성으로 긴장한 기색도 없이 편안한 진행을 이끌었다.
이상순은 “오늘부터 진행하게 된 이상순이다. 라디오 DJ를 항상 하고 싶었는데 제주에 오래 살다 보니 제안들이 몇 번 와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울로 이사 온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MBC에서 저를 낚아챘다”라며 웃었다.
이날 라디오에는 제주도에 사는 절친이자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이 축하 사연을 보냈다. “제주서 감귤농사 짓는 조윤석”으로 자신을 소개한 루시드폴은 “이상순이 제주도를 떠난다는 소식에 외로움에 몸을 떨며 잠을 못 이뤘다. DJ 되신 거 많이 축하드린다. 불면증 치료할 많은 음악 부탁드린다”라며 축하했다.
이어 “어제 동빙고동 뒷골목에서 같이 뒷고기 먹은 정재형, 유희열 님과 함께 듣고 싶다. 루시드폴 ‘트랜센던스’ 틀어주셔도 좋다”라며 신청곡을 남겼다. ‘트랜센던스’는 지난해 12월 루시드폴이 발표한 앨범 ‘비잉 위드’(Being-with) 수록곡으로 장장 1시간 분량의 긴 곡으로 유명하다.
사연을 다 읽은 이상순은 “감귤 수확시기에 바쁠 텐데 긴 사연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트랜센던스’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지만 우리 방송과 맞지 않아 안 틀어드리겠다. 신청곡은 보내지 말아달라. 대신 김동률의 ‘산책’ 틀어드리겠다”라고 단칼에 신청곡을 거절해 폭소를 안겼다.
다른 곡이 나간 뒤 이상순은 “‘트랜센던스’는 60분짜리라 이러면 4시부터 5시까지 틀어야 한다. 다음에 제대로 된 신청곡 넣어주시면 다시 고려해 보겠다. 그래도 정성스러운 사연 보내주셨으니 선물로 탈모 샴푸 보내드리겠다. 어제 보니 좀 필요하더라”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순은 개인 채널에도 장문의 글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윤도현 님의 후임이고, 오후 4시~6시라면 저보다는 밝고 높은 톤을 가져야 할 것 같아 망설였지만, 저 같은 낮고 느릿한 톤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거란 생각에 감사히 라디오 DJ가 되기로 결정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SBS 라디오 ’롤러코스터의 리슨업‘, EBS ’세계 음악기행‘의 진행에 이어 세 번째 라디오 진행이지만, 이렇게 저의 이름을 온전히 걸고 하는 진행은 처음이라, 황종현 PD를 비롯한 스태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DJ와 청취자가 서로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음악과 이야기들로 라디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나른한 시간에 나른한 목소리, 하지만 음악은 절대 나른하지만은 않은 다양한 장르의 선곡으로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날 첫 방송에서도 이상순의 취향이 드러나는 다양한 선곡으로 귀를 즐겁게 했다. 한편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는 매일 오후 4~6시 MBC FM4U(91.9㎒)로 방송된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