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수비가 득점과 승리를 부른다. 이번 시즌은 특히 그렇다.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할수록 승률이 올라간다. 1라운드 공동 1위에 오른 서울 SK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비결도 여기에 있다.

그만큼 공수 균형이 좋다. 지난 10일 1라운드를 마무리한 가운데 SK는 평균 83.3득점으로 이 부문 1위. 가스공사는 83.1득점으로 이 부문 2위다. 더불어 최소 실점 부문에서도 두 팀은 나란히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가스공사가 평균 67.3실점으로 1위, SK는 72.7실점으로 2위다. 많이 넣고, 적게 실점하니 잘 될 수밖에 없다.

그냥 나온 결과는 아니다. 새로운 규정에 맞춰 준비를 잘했다. 파울 콜이 쉽게 불리지 않는 ‘하드콜’에 맞춰 강한 수비에 비중을 뒀다. 가스공사 강혁 감독은 지난달 15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가 끊기지 않는 하드콜을 한다. 분명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선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수비를 꾸준히 훈련했다. 이기는 농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비시즌 정성우를 영입해 앞선 수비 강화를 이뤘다. LG, KT 시절에도 상대 가드를 전담 마크해온 정성우를 데려와 달라진 규정에 충분히 대비했다. 여기에 샘조세프 벨란겔이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비시즌을 보내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김낙현 벨란겔 정성우 가드 세 명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가스공사가 바라본 성공 공식이었다.

공식은 적중했다. 압박과 스피드를 무기 삼아 시즌 초반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벨란겔과 정성우 모두 경기당 평균 스틸 1.4개로 이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스틸만 노리는 게 아닌 상대의 공격 흐름을 차단하고 적극적으로 더블팀에 임해 경기 분위기를 가져온다. 하위권으로 평가 받았던 가스공사가 창단 후 가장 뛰어난 1라운드를 보냈다.

늘 공격은 강했던 SK가 수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는 오재현에게 있다. 수비에 있어서는 팀내 첫손가락에 꼽히곤 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하드콜과 함께 날개를 달았다. 경기당 평균 스틸 2.1개로 이 부문 2위. 오재현 또한 수비에서 스틸 수치 이상을 팀에 가져온다.

속공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SK라 수비 성공은 곧 득점이나 마찬가지다. 오재현은 에이스를 전담 마크하면서 두 자릿수에 가까운 평균 득점(9.3점)도 올리고 있다. 매 경기 코트 위에서 200% 에너지를 쏟아내는 그의 가치가 이번 시즌 더 높아졌다.

물론 이제 라운드 하나가 끝났을 뿐이다. 규정에 적응하면 또 다른 판이 펼쳐질 수 있다. 그래도 일단 1라운드 승리 방정식은 가스공사와 SK를 통해 드러났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