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토트넘 홋스퍼 동료인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중징계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일 벤탄쿠르에 7경기 출장 정지 및 10만파운드(약 1억7660만원)의 벌금 징계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벤탄쿠르는 당장 24일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부터 출전할 수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는 나설 수 있지만 잉글랜드 내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출장이 불가능하다. 풀럼, 본머스, 첼시, 사우샘프턴으로 이어지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결장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 8강전까지 징계가 적용된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동양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식을 주는 만큼 문제가 되기엔 충분했다.
사례도 있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턴)에게 연습 경기 중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이탈리아 선수 마르코 쿠르토(체세나)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벤탄쿠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셈이다.
심지어 인종차별 상대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한국, 아시아를 넘어 잉글랜드, 유럽 전체에서 인지도가 높은 슈퍼스타다. 심지어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팀 동료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대표하는 선수로 주장을 맡고 있다. 인종차별 자체가 문제인데 피해자가 손흥민이 됐으니 이 사건은 영국 내에서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일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종차별 발언에 관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누구도 불쾌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라며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뒤늦은 사과에도 징계는 나왔고, 토트넘에도 큰 악재가 발생했다. 벤탄쿠르는 이번시즌 프리미어리그 7경기에 선발 출전한 토트넘의 핵심 중앙 미드필더다. 불필요한 행동으로 인해 징계를 받아 중요한 시기에 팀에 마이너스가 됐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인해 어려운 시점에 벤탄쿠르의 무지한 인종차별이 토트넘 앞길을 막게 됐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