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진짜 50대 50의 마음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왔다.”
올시즌 열심히 뛰었다. 그토록 간절했던 첫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다. 데뷔 21년 만이다. KBO리그 포수 ‘맏형’ 강민호(39·삼성) 얘기다. 강민호는 올시즌 대미를 장식하는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유력 후보다.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선수는 LG ‘안방마님’ 박동원(34). 황금장갑을 놓고 강민호가 속내를 밝혔다.
강민호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KBO리그 마지막 공식 일정 ‘2024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시상식 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포수 부문 누가 받을 지) 잘 모르겠다. 진짜 50대 50의 마음으로 왔다”며 “(박)동원이가 받더라도 진심으로 박수쳐 줄 생각이다. 아무래도 (양)의지와 오랫동안 둘만 받아왔기 때문에 동원이가 받아도 선배로서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래도 ‘황금장갑’에 욕심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받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거에 대한 가장 뜻깊은 상이라 생각한다. 받으면 좋겠지만 못 받더라도 진심으로 축하하고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사실 2011년 이후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양의지(·37두산)와 강민호의 양강 체제가 이어졌다. 실제로 강민호가 2011~2013년, 2017년, 2021년까지 5차례 황금장갑을 품었다. 양의지는 2014~2016년, 2018~2020년, 2022~2023년까지 포수로 8회, 2021년 지명타자로 1차례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다만 올해 양의지가 후보에 없다. 골든글러브 관련 현 규정상 포수와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 수 X 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에 오를 수 있는데 양의지는 올해 두산 안방마님으로 608.1이닝만 소화,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다. 자연스레 후보에서 제외.
그렇다고 강민호의 독주체제는 아니다. 국가대표 포수 박동원이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박동원은 올시즌 130경기에 나서 타율 0.272 20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0을 기록했다. KBO 리그 포수 중 가장 많은 944.2이닝 동안 LG 안방을 책임지며 도루저지율 0.250(116개 중 29개 저지)을 적었다. 수비율은 0.996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프로 16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뛰는 기쁨을 맛봤다. 다음은 생애 첫 ‘황금장갑’을 바라본다.
시상식에 참석한 박동원은 “(강)민호형은 정말 좋은 선수다. 여러 기사에서 민호형과 함께 언급됐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며 “정말 훌륭한 선수 옆에서 경쟁자로 기사가 나온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혹시 공동 수상은 없을까’란 생각도 했다.(웃음) 올해 못 받으면 또 내년에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제가 받을 수 있게 노력하고 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것은 제가 규정 이닝이 안 돼서 후보에도 못 들어갔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는 후보로 거론돼 정말 감사하다. 열심히 박수 치다가 가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강민호와 박동원의 올시즌 공격·수비 지표를 단순 비교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박동원이 데뷔 첫 황금장갑을 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