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하정우가 뛰면 흥행한다. ‘추격자’(2008) ‘황해’(2010) ‘군도’(2014)에 이어 새해 선보이는 영화 ‘브로큰’에서 범죄 스릴러로 다시 한번 달리기 시작했다.
하정우는 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스릴러와 액션, 그리고 반전이 있는 드라마를 갖춘 영화다. 드라마적인 끌림이 강한 영화”라며 “한 신마다 밀도와 집중력이 있게 연기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로 돌아간 느낌으로 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브로큰’은 과거 조폭이었던 민태(하정우 분)가 시체로 돌아온 동생 석태(박종환 분)과 사라진 동생의 아내 문영(유다인 분), 그리고 사건을 예견한 베스트셀러 작가 호령(김남길 분)의 소설을 놓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달려가는 추적기다.
민태 역을 맡은 하정우는 “피도 눈물도 없던 조직원이었던 사람이 출소하고 새 인생을 살아가려고 했지만, 피붙이의 죽음이 어둠 속으로 인도한다”며 “거침없이 죽음을 파헤치고 복수를 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는 “동생의 죽음을 알고 나서 호흡이 바뀐다. 세상을 바라보는 초점까지도 달라진다”며 “출소한 뒤에 누군가 먹이를 가져다 주기를 기다리는 수사자 같았다면, 죽음을 알고 나서는 눈이 돌아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냥감을 향해 달려가는 야수가 변한다”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호령 역을 맡은 김남길은 “민태의 동생 죽음과 관련된 내용이 소설책에 담겨 있다”며 “자신이 쓴 소설이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소식을 알고 책임감을 갖고 진실을 좇는 또 하나의 추격자”라고 소개했다.
민태와 함께 살인사건을 뒤쫓게 되는 이유에 대해 김남길은 “자신의 이야기가 그냥 그대로 나타난 건지, 실제 현실로 비슷하게 반영됐는지 두 가지를 갖고 고민한다”며 “자신에게도 일말의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실타래를 쫓는 과정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사람이 쫓는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파이프’는 민태가 들고 다니는 무기다. 영화를 연출한 김진황 감독이 감독 데뷔 전, 파이프 배관 일을 하며 소재로 삼아야겠다고 착안한 데서 출발했다.
김 감독은 “배관설비 현장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가 겨울이었다. 오전에 가서 하는 일이 파이프를 자르는 일이었다”며 “그때 너무 추웠다. 파이프가 차갑고 날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파이프에 맞으면 정말 아프겠다고 생각했다. 민태라는 직업을 건설노동자로 설정하면서 배관 설비 경험을 넣어보자는 생각에 파이프가 (무기로)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저 파이프가 참신하면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민태에게도 잘 맞다”며 “저 파이프를 가방에도 넣고 종이봉투에도 넣어 다닌다. 아이러니하면서 독특한 설정이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양치기들’(2015)로 데뷔한 김진황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2021년에 촬영했으나 4년 만에 빛을 보게 돼 후편집 등이 어떻게 이뤄졌을지 관심이다. 코로나19 이전에 촬영된, 이른바 ‘창고영화’들이 최근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300만 관객을 돌파한 곽경택 감독의 ‘소방관’을 제외하고는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김 감독은 “편집에서 큰 틀은 바꾸지 않았다. 밀도 있게 완성하는 방향으로 편집을 이어 나갔다”며 “그 과정이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편집 방향이 조금 달랐다. 거기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고 답했다.
민태가 속했던 폭력조직 보스 창모 역을 맡은 정만식은 “영화가 촬영한 지 만 4년이 됐다. 그만큼 드시기 좋게 잘 숙성이 된 거 같다”고 이야기를 보탰다.
영화 ‘브로큰’은 내달 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