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롯데가 2015년 1차지명으로 선발한 포수 강태율(29)이 유니폼을 벗었다.

강태율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갑작스럽게 (임의해지) 소식을 전해 죄송하다. 2군 생활이 길어져 마음이 지쳤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자책도 하고 실망도 했다. 지난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부족함을 채우려 열심히 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포스트 강민호’ 후보로 큰 기대속 입단했지만, 1군 통산 성적은 65경기 10안타 타율 0.123. 10년간 사직구장 안방마님을 꿈꿨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가 입대했을 때 경남고 포수 정보근(26·2차 9라운드)이 입단했고, 2021년 장안고 포수 손성빈(23)이 1차지명으로 들어왔다.

설상가상 2023시즌을 앞두고는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은 유강남(33)이 잠실을 떠나 사직에 둥지를 틀어 강태율의 입지는 더 작아졌다.

달리보면 롯데는 주전급 포수 세 명이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10년 이상 터줏대감으로 활약하던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난 뒤 사실상 무주공산이던 안방에 경쟁력이 생긴 셈이다. 강태율이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공수 모두 틈이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올해 롯데는 ‘포수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마운드를 높여야 한다. 무릎수술 후 재활 중인 유강남을 필두로 수비가 강점인 정보근, 풋워크가 좋은 편인 손성빈이 투수들을 끌어야 한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공격적이면서도 영리한 볼배합’을 선호한다. 구위나 기세가 좋다면 유인구보다는 속전속결로 승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투구수를 아껴야 야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지고, 타자가 타이밍을 잡거나 볼배합을 계산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김 감독의 철학을 실현하려면, 우선 볼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포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난해 도입한 자동볼판정시스템(ABS)은 포수 가치 평가 중 하나인 프레이밍을 체크리스트에서 삭제했다. 프레이밍이 아무리 절묘해도, 센서를 통과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정확한 포구’가 포수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이 됐다.

프레이밍에 쓰던 집중력을 경기흐름을 읽는 쪽으로 옮기는 게 김 감독이 바라는 포수상이다. 속전속결을 지향하지만, 맹목적이어서는 안되는 게 야구 특성이어서다.

유강남의 성공적인 재활시즌도 매우 중요하지만, 정보근과 손성빈의 성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안방 안정’은 롯데의 중요한 시즌 화두 중 하나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