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김동영 기자] 자밀 워니(31·서울 SK)가 ‘왕별’이 됐다. 올스타전 MVP에 등극했다.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상황. 이대로 보내기 아쉽다. 일단 ‘여지’는 열어뒀다. 대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워니는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크블몽팀’으로 출전해 41점 1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일궜다. 당당히 MVP에 등극했다. 77표 가운데 66표를 얻었다. 득표율 85.7%라는 압도적 수치다. 워니를 앞세운 크블몽팀은 공아지팀을 142-126으로 잡았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펼쳐진 가운데 워니가 ‘최고’가 됐다. 34분55초를 뛰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빅맨이지만, 수비 진영에서 개인 드리블로 득점까지 마무리했다. 호쾌한 덩크는 덤이다. 팀까지 이겼으니 MVP는 당연했다. 2023~2024시즌에 이어 올스타전 MVP 2연패다.

경기 후 만난 워니는 “또 한 번 즐거운 올스타전이다. 팀 동료들이 많이 참여했다. 많은 팬과 함께 즐긴 점이 좋다. 다른 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다른 팀이기에 얘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오늘 열심히 뛰었다. MVP라는 경험도 했다.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상대가 수비를 안 하다 보니 득점이 많이 나왔다.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게 가장 크다. 6~7시간씩 기다린 분들 아닌가. 많이 오셨으니까 즐거운 모습 많이 보여드리려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MVP까지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깜짝 놀랄 소식을 알렸다. “시즌 후 은퇴하겠다”고 했다. 사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미국에 누나와 조카가 있다. 가족을 돌보려 한다. 그래서 기습적으로 은퇴를 알렸다. 이번이 마지막 KBL 올스타전이 될 수 있다.

워니는 “기술이나 기량 때문에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있는 조카가 학교를 다닐 때가 됐다. 아버지 역할이 필요하다. 고민이 많다. 마음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조카가 다시 한국에 가서 농구하라고 하면 할 수도 있지 않겠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올시즌이 중요하다. 31살이 많은 나이는 아니다. 대신 농구 외에 인생도 많이 남아 있다. 올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점은 동기부여가 된다. 매 순간 소중하게 생각한다.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 동료들과 은퇴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은 없다. 하고 싶은 얘기도 아니다. 시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SK는 올시즌 24승6패, 승률 0.800을 찍고 있다. 2위 울산 현대모비스에 3.5경기 앞선 1위다. 그야말로 ‘질주’다. 워니가 중심이다. 시즌 24.5점 10.3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리그 전체 1위다.

방심은 없다. “지난시즌에도 초반에 잘하다가 뒤에 무너졌다. 끝까지 더 집중하겠다. 목표 달성을 위해 선수단 전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 개개인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