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사상 초유의 ‘한국시리즈 노게임’이나 ‘강우 콜드게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규시즌 연장전은 11회까지만 치르고, 시즌 우승팀이 안방에서 헹가래를 치려면 최소 6차전까지 끌고가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년 첫 이사회(사장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리그규정과 규약을 일부 개정했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경기 당일 비가 내리는 등 경기 중단이 불가피하면, 이닝여부에 관계없이 서스펜디드 규정을 적용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지연개시, 서스펜디드 규정 적용 등으로 일어난 논란을 원천 차단하자는 게 이사진의 생각이다. 따라서 5회 이후 강우로 경기 속개가 어렵다고 판단해도 콜드게임이 아닌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한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확정되면, 독립 경기로 소화한다. 하루에 서스펜디드 경기를 치른 뒤 새 경기를 소화하는 게 아니라, 다음 일정을 하루씩 미룬다는 뜻이다.
또 하나. 정규시즌 우승팀이 홈팬 앞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도록 개정했던 2-2-3(정규시즌 우승팀 홈-플레이오프 승리팀 홈-정규시즌 우승팀 홈) 방식을 2-3-2로 변경한다. PO 승리팀 홈 팬이 안방에서 한국시리즈를 즐길 기회를 차단하는 게 아니냐는 형평성 논란도 있고, 홈팬 앞에서 헹가레하려면 6차전까지 끌고가야 해 흥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규시즌 연장은 11회까지만 치르기로 했다. KBO 측은 “피치클락 시행 탓에 투수들의 체력소모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난해 연장전은 59차례 펼쳐졌는데, 이중 78%에 달하는 46경기가 11회에 끝났다”고 설명했다.
또 더그아웃에 출입할 수 있는 코치를 10명으로 늘렸다. 지난해까지 9명이던 것을 QC나 전력분석코치로 한정해 한 명 더 더그아웃에 들이기로 했다.
스포츠서울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퓨처스리그 포스트시즌도 올해 도입한다. 단판승부로 남부·북부리그 1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기로 했다. 퓨처스리그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규약도 일부 개정했다.
시행시기와 대상국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던 아시아쿼터제도는 내년부터 시행한다. 아시아야구연맹 소속 국가 선수로 범위를 제한했는데, 풀이나 기량 등을 고려해 호주를 포함했다. 비아시아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자는 선발할 수 없고, 직전 또는 당해 아시아리그 소속인 선수는 1명으로 제한한다. 포지션은 제한을 두지 않는다.
연봉은 계약금과 인센티브, 이적료(세금 제외) 등을 포함해 최대 20만달러로 제한해 일종의 쏠림현상을 배제했다. 아시아쿼터 선수가 재계약하면 매년 10만달러씩 인상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총 네 명의 다른 국적 선수를 보유할 수 있고, 한 경기에 동시에 출전 가능하다. 선수교체는 한 번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1군 엔트리도 기존 28명에서 29명으로 늘린다.
한편 프리에이전트(FA) 등급을 산정할 때 비FA 다년계약 선수를 포함하기로 했다. 또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의 계약이 만료되면 계약 종로 또는 해지에 따른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것으로 제도를 개정했다. 다만 구단이 재계약을 원할 경우 당해 보류권을 인정해 협상 우선권을 강화했다.
올해 KBO 예산은 27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