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시드니=김민규 기자] “다른 투수들과 확실히 다르다. 올해 기대가 된다.(웃음)”

시속 150㎞의 속구는 물론 변화구 제구가 인상적이다. 베테랑 외야수 정수빈(35)도 놀랐다. 지켜본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원 등 탄성이 흘러나왔다. 첫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두산 ‘1선발’ 콜 어빈(31) 얘기다. 타석에서 어빈의 공을 경험한 정수빈은 “구위가 정말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호주 시드니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첫 라이브피칭을 마친 어빈은 “첫 라이브피칭이었는데 만족스러운 투구였다. 미국에서도 이 시점에 최고 구속이 시속 150㎞(93마일)를 기록했다”며 “올해 처음으로 타자를 상대했기 때문에 구속보다는 공이 어떻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는지를 비롯해 제구, 밸런스, 리듬에 좀 더 신경 썼다”고 밝혔다.

합격점이다. ‘1선발’다운 피칭을 확실히 보여줬다. 비 예보에 원래 예정보다 하루 앞당겼음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유심히 지켜보던 두산 고영섭 사장과 김태룡 단장도 어빈의 첫 라이브피칭 내용에 흡족함을 내비쳤다.

어빈은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총 20개를 던졌다. 시속 150㎞의 속구는 위협적이었으며, 변화구 제구도 좋았다. 라이브 배팅에 나선 두산 타자들은 어빈의 묵직한 구위에 좀처럼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

가장 먼저 타석에 선 정수빈도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파울성 타구가 나왔다. 라이브 배팅 후 만난 정수빈은 “메이저리그 경력도 많고 잘 던졌던 투수여서 그런지 확실히 다른 투수들이랑 다른 것 같다”며 “공이 묵직했다. 제구도 좋더라. 개인적으로는 올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전력의 절반’이라 불리는 안방마님 양의지는 “공을 받았을 때 굉장히 구위가 좋다. 팔 디셉션(속임)도 좋다”며 “내가 올시즌 15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20승도 가능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2019년 ML 무대에 데뷔한 어빈은 통산 134경기(93선발)에 등판해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특히 2021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15패)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어빈은 “개막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더 발전하고 노력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빈의 ‘건강’이 관건이다. 어빈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른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