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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원정 숙소에서 ‘폭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8일(한국시간)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과 2024~2025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을 치른다. 포항은 3승4패(승점 9)로 토너먼트 진출의 마지노선인 8위에 올라 있다.
더욱이 포항은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리그 스테이지 7차전에서 0-4로 완패했고,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개막전에서 0-3으로 또 패했다. 2경기 모두 홈에서 치렀기에 타격이 더욱 컸다.
포항은 ‘악명’ 높은 조호르 원정을 위해 대전전이 끝난 뒤 긴박하게 움직였다. 경주역에서 KTX를 타고 광명역으로 이동, 다시 광명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까지 이동한 뒤 다시 국내선으로 조호르로 이동한 동선이다.
박 감독도 기자회견을 통해 “2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을 믿고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우리가 준비한 대로 전술적인 부분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빠르게 극복하리라 생각한다. 조호르전을 계기로 위기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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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를 하루 앞두고 숙소 앞을 가득 채운 ‘폭죽’ 소리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시간으로 17일 오후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폭죽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순히 폭죽 놀이가 아니다. 누군가 차를 타고 이동하며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린 것.
장소도 한 곳이 아니라 동시에 폭죽이 터지기도 했다. 터지는 장소도 특정되지 않아, 모두가 당황했다는 전언이다. 폭죽이 터진 자리에는 상당한 양의 흔적만 남겨져 있을 뿐이다.
포항 관계자들은 이를 호텔 프런트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계속된 폭죽 소리에 구단 관계자, 선수들은 물론 박태하 감독도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지속됐다. 그럼에도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포항 구단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항의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텃세’가 있다고 알려진 조호르 원정이지만, 경기 하루 전 일어난 엄청나게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