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김새론이 하늘로 떠나자, 동료 연기자들의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김새론의 빈소가 마련되자 영화 ‘아저씨(2010)’에서 함께 연기한 원빈을 비롯해 한소희, 김보라 이찬혁, 이수현 등이 직접 찾아 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온라인에서도 그를 기억하는 동료들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아저씨’에 출연했던 태국 배우 타나용 웡트라쿨은 자신의 SNS에 15년전 아역시절 김새론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내 마음을 유가족에게 전합니다. R.I.P 김새론(Sorry for your loss. My heart goes out to their families.R.I.P kim sae-Ron”이라고 추모했다.

타나용 웡트라쿨은 영화에서 킬러 ‘람로완’으로 등장했는데, 김새론이 맡았던 배역 ‘소미’를 살린 킬러로 강한 인상을 남긴바 있다.

이종혁은 “새론.. 생일이 같던 동네 꼬마 후배, 영면하길”이라는 글과 함께 국화꽃을 업로드했다. 이어 김새론을 떠나보낸 먹먹함에 “끝내 삼촌이 소주 한 잔 못 사줬구나.. 그곳에선 밝게 웃길 바란다”라며 미안함을 표현했다

진서연도 “김새론 배우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어요’ 라는 표현이 가슴이 저릴 만큼 안타깝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라는 글과 함께 흑백의 국화꽃 사진을 올렸다.

솔비는 SNS에 김새론의 생전 사진과 함께 “무거웠던 짐들, 버거웠던 시선들 다 내려놓고 천국에서는 마음껏 꿈꾸면서 청춘을 보내길 기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영화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은 “(영화촬영당시) 어린 아이임에도 어른의 감정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독으로서 그의 감정에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 그것이 ‘아저씨’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아저씨’는 새론양의 그런 연기에 빚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고인이 대중에게 영화에서 보여 줬던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는 자신의 SNS에 별다른 멘트 없이 국화꽃 사진을 게재하며, 명복을 빌었다.

리지와 김새론은 각각 1992년 7월 31일생, 2000년 7월 31일생으로 생일이 같다. 그래서 함께 생일 파티를 연 적이 있을 정도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지는 음주운전 사고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었는데, 2021년 5월 18일 강남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앞선 택시를 추돌했다. 김새론은 1년 뒤인 2022년 5월 18일 강남구 청담동에서 가드레일과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방송인 겸 배우 홍석천은 “참 예쁜 아이였는데 그곳에서도 아파하는 건 아니겠지? 편히 쉬길바래”라고 SNS에서 추모하며, 김새론 사진을 올렸다.

김새론 추모 글을 올린 뒤 악플에 시달린 경우도 있다. 서유리는 자신의 SNS에 “세상을 왜 버리고 그래”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남겼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말하는 싸가지. 내가 볼 땐 너도 곧 버릴 거 같은데”라는 악플을 남겼다. 이에 서유리는 황당한 심경을 드러내며 해당 내용을 캡처해 공유했다.

김새론이 떠나며 연예계가 비통해하는 가운데 김옥빈, 서예지, 서하준, 전효성, 고원희, 김수겸, 김민체, 유아라 등 많은 동료는 SNS에 국화 이미지를 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몇몇 동료들은 김새론에 대한 애도와 함께, 그동안 그에게 쏟아진 마녀사냥도 직격했다.

배우 서유정은 SNS에 “이 땅에서 별이 되기까지 힘들었을, 하늘에선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별로 행복하게 지내라, 견디고 사느라 고생 많았다”고 추모했다.

그리고 미디어를 향해 다음과 같은 장문의 글로 호소했다.

“정말 더 이상 불필요한 기사와 악플 영상 짜깁기, 감정을 끝까지 몰살시킨 후에 너덜너덜할 때까지 쥐고 있다가, 이런 비보를 접해야만 나 몰라 식으로 변해버리는 태도들”이라며 “꼭 그런 방법으로 언론플레이하고 악한 심리 자극해서 벌고 살고 쓰는 게 양심적으로 찔리지 않으신가. 무슨 사건 하나 터질 때마다 공인이란 이유 하나로 마녀사냥부터 짜깁기 편집으로 악플 달게 만들고 그걸로 홍보하고… 이제 그만들 해라”며 “이렇게 고인이 된 분들, 내가 그렇게 되리라 생각들 못 하고 살았다, You(당신)가 될 수 있고 me(나)도 될 수 있다, 그러니 악한 험담 글 삼가달라 제발 언론도 그만 해라 제발. 세상이 엉망으로 간다”고 썼다.

가수 미교도 SNS를 통해 악플러와 가짜뉴스 생산 매체를 강하게 비난했다.

미교는 “사람 한 명 죽어 나가야 악플러들 손이 멈춤. 아차 싶어서. 그런데 본인들이 악플을 달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을 향해서도 항의했다. “언론도 방송도 마찬가지. 그렇게 이슈 찾고 어그로 끌려고 자극적으로 기사 내고, 뭐든 만들어내서 결국 사람 한명 죽어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난 관련 없다는 식으로 세상 선한 척. 역하다”며 “참 사람 하나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 죽은 사람만 안타깝지”라고 썼다.

김새론 뿐 아니라 그동안 연예인에 대해 유난히 가혹했던 잣대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17일 여자 연예인 갤러리는 “김새론은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재능을 보여줬으며 스크린 속에서 빛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며 2022년 5월 음주 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언급하며 “그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외면은 인간적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 그가 저지른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대중의 잣대와 냉대 속에서도 감내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이중적 현실에 깊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모든 사람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새론은 음주 사고 이후 3년간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넷플릭스시리즈 ‘사냥개들’에 출연했지만 결국 하차했고, 연극 무대를 통해 복귀하려고 했지만, 이또한 싸늘한 시선에 막혔다.

스타를 향한 비난 여론이 활개 치며 결국 김새론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설리, 구하라, 이선규 등 악플 등 비난 여론에 따른 비극의 고리를 그 또한 극복하지 못했다.

악플의 사회적 문제가 다시 대두되며, 익명을 가장한 악성 댓글은 폭력과 같기에 실명공개를 비롯해 강한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함의가 다시 진행중이다.

정치인, 공직자 등 공인엔 관대하지만, 그에 비해 대중의 인기로 사는 연예인과 같은 인기인에 대한 유난스러운 잣대도 문제라는 분위기다. 특히 악플을 유도하고 증폭하는 미디어의 자극적인 속성 또한 도마위에 올라있다.

김새론이 유명을 달리하자, 해외 주요매체도 그의 비보를 보도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를 향한 특이한 시선에 대해 짚고 있다.

로이터는 “김새론은 한국의 가장 유망한 여배우 중 한 명이었지만, 2022년 음주운전 사건 이후 경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했고 AFP는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김새론이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벌금형을 받은 뒤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새 배역을 따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리포팅했다.

NYT는 “김새론의 죽음은, 여러 압박이 심한 한국 연예산업에 닥친 최근의 비극이다. 젊은 스타들의 정신 건강에 타격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인기가 종종 흠잡을 데 없는 평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최근 몇년 간 젊은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스타의 사망은 한국 연예산업에서 정신 건강과 압박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부각시켜왔다”고 꼬집으며 가수 문빈, 설리, 종현 등의 사례를 들었다. 연기와 노래 뿐 아니라 외모와 행동까지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강압적 사회 분위기가 스타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끼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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