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성남=김용일 기자] 성남FC가 ‘K리그 신생팀’ 화성FC를 따돌리고 전경준 감독 체제에서 마침내 첫 승리를 따냈다.

성남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라운드 화성과 홈경기에서 2-0 완승했다. 전 감독의 뒤늦은 성남 사령탑 데뷔승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성남의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전 감독은 시즌 최종전까지 리그 9경기를 지휘했지만 승리 없이 3무6패에 그쳤다. 전남 드래곤즈 감독 시절 2부 팀 사상 첫 코리아컵(당시 FA컵) 우승을 이끈 적이 있는 전 감독은 지난 동계전지훈련 기간 이를 갈았다. 스스로 지향하는 빠른 공수 전환을 화두로 사무엘, 박수빈, 이정빈 등 미드필더를 대거 영입했다. 이들 모두 선발 출격한 가운데 지난해보다 빠른 템포의 경기력을 뽐내면서 승전고를 울렸다.

성남이 리그에서 승리를 거둔 건 지난해 6월15일 FC안양전(3-1 승)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전 감독 부임 전까지 포함해 그 사이 20경기 연속 무승(7무13패)이었다.

반면 스타 플레이어 출신 차두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화성은 강한 응집력을 입증했지만 프로 첫 도전에서 패배를 안았다. 차 감독은 도미닉을 최전방에 두고 백승우, 루안, 전성진을 2선에 두면서 능동적이고 상대를 괴롭히는 축구를 외쳤다. 실제 내려서지 않고 성남과 강하게 맞서며 선전했으나 승리와 닿진 않았다.

시작부터 양 팀은 치열하게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그러다가 전반 3분 화성이 기습적으로 성남을 두드렸다. 역습 기회에서 전성진이 공을 이어받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슛한 게 원바운드돼 성남 유상훈 골키퍼의 방어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차 감독과 벤치는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그러나 주심 오현정 심판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앞선 상황에서 루안의 반칙을 잡아냈다. 득점은 취소됐다.

위기를 넘긴 성남은 좌우 측면 공격을 앞세워 거세게 화성을 몰아붙였다. 중원에서 사무엘이 버티면서 포백을 보호했고, 빠른 공수 전환도 돋보였다. 화성도 세트피스 때 연제민, 최명희 등이 성남을 위협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기어코 선제골은 성남이 해냈다. 전반 18분 오른쪽 풀백 신재원이 빠르게 오버래핑, 상대 수비수 조영진을 순식간에 제치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어 크로스했다. 후이즈가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머리로 돌려넣었다.

성남은 이후에도 왼쪽 윙어 박지원의 돌파 등을 앞세워 화성을 공략했다. 밀리던 화성은 원톱 도미닉을 앞세워 다시 반격했다. 전반 추가 시간 기회를 잡았다. 백승우가 루안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들었다. 골문 앞으로 낮게 깔아찼는데 도미닉의 슛이 골대를 때렸다.

성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장영기 대신 홍창범을 투입했다. 전 감독의 용병술은 이르게 적중했다. 신재원의 전진 패스를 받은 이정빈이 오른쪽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땅볼 크로스했다. 후이즈가 절묘하게 흘렸고 홍창범이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시즌까지 안양에서 뛰다가 올해 성남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전에서 골 맛을 봤다.

화성은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후반 24분 문전 혼전 중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공이 흘렀을 때 김신리가 달려들며 오른발 슛했다. 하지만 공이 골문 위를 벗어나며 땅을 쳤다.

차 감독은 후반 30분 백승우를 빼고 또다른 브라질 공격수 리마까지 투입하며 총력을 기울였다. 화성이 공격진에 숫자를 많이 두면서 성남을 공략했다. 그러나 성남 역시 수비 집중력을 높이면서 막아섰다.

결국 성남은 더는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두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모처럼 안방에서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