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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단독개봉을 비롯한 다양한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가박스(대표 홍정인, 남용석)가 2025년 콘텐트 기획 전략을 밝혔다.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 김주홍 팀장은 “극장 개별 단독 개봉작을 내놓거나 재개봉작 등을 기획 편성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며 “의미 있는 콘텐트를 적극적으로 수급하고 여기에 가치를 더해 관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팀장은 “돌비 시네마 등 메가박스가 가진 특장점을 살려 마니아 콘텐트, 뮤지컬, 콘서트, 라이브뷰잉 등 다양한 콘텐트를 선보이려고 한다. 메가박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룩백’을 단독 개봉작으로 내놓고 3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극장 단독 개봉작이 관객 수 3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초 재개봉한 ‘러브레터’ 역시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고 있다. 국내 첫 상영 당시의 추억을 소환하기 위해 세로 자막을 적용하고, ‘옥의 티’로 지적 받았던 오역 부분을 바로잡아 가치를 더했다.
또한 AI 4K 업스케일 기업 ‘인쇼츠’와 일본 최대 버추얼 그룹 ‘니지산지’와 협업하며 극장 콘텐트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극장의 현 위치와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기획 ‘극장의 재발견’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 첫 기획으로,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 김주홍 팀장의 극장 편성 및 콘텐트 기획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콘텐트의 재발견’ 인터뷰 풀 영상은 메가박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김주홍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장과의 일문일답.
Q.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이 하는 일은.
“과거에는 영화를 수급하고 편성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지금은 여기에서 업무의 범위가 더 확장됐다. 영화 뿐 아니라 스포츠 중계와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 관련 콘텐트, 그리고 뮤지컬과 대중음악 콘서트, 라이브뷰잉 등 더 다양하고 넓은 범위에서 좋은 콘텐트를 찾고 편성 및 상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Q. 올해 초 메가박스 내에서 콘텐트기획팀에 대한 포상이 있었다고 들었다.
“24년 한 해 동안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특히 그중에서도 작년에 메가박스 단독 개봉작으로 내놨던 ‘룩백’의 성과가 컸다. 일본 애니메이션 ‘룩백’을 메가박스가 독자적으로 수입하고 직접 배급까지 했는데, 감사하게도 30만 명의 관객이 찾아 주셔서 업계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또, 뮤지컬 콘텐트 ‘영웅: 라이브 인 시네마’와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도 메가박스 단독으로 상영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의 경우, 뮤지컬 실황을 담은 콘텐트로선 역대 최고 수준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팀 전체 포상을 받게 된 것 같다.”
Q. ‘룩백’을 직접 수입, 배급까지 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팀원 중 한 명이 ‘룩백’ 단행본을 보여주면서 ‘이 만화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고 하길래 그냥 무심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림체가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네 다섯 장 부분에 이르자 큰 감동이 몰려오더라. 욕심이 생겨 바로 제작사에 미팅 요청을 하고 일본 현지로 넘어갔다. 그 자리에서 메가박스 단독 개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베네핏을 자신감 있게 풀어냈고 진심을 다해 설득했다. 이미 다른 배급사나 극장 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했는데, 그 와중에도 메가박스를 선택한 건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본다. 나름 후회 없이 이 영화가 잘되도록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Q. ‘룩백’으로 거둬들인 30만 명이란 스코어를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역대 극장 단독 개봉을 추진한 사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라고 봐야 한다. 앞서 메가박스 단독 개봉작 중 주목할 만한 기록을 올린 예라면, 2021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떠오른다. 당시에 타 극장 브랜드보다 메가박스가 일주일 먼저 단독 개봉을 추진했는데, 그 일주일 동안 무려 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아 주셨다. 2016년에는 ‘부활’이라는 종교 영화로 16만5천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흔히 ‘룩백’과 비슷한 규모의 작품을 전체 극장에 와이드 개봉할 경우에는 10~20만 명의 관객만 모아도 성공했다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감안할 때 하나의 극장 브랜드에 단독으로 개봉한 작품이 30만 명을 모았다는 건 대단한 성과라고 봐야 한다.”
Q. 극장에서 직접 수입/배급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먼저, 개봉작 편수가 점점 줄고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메가박스가 잘할 수 있는 콘텐트를 직접 선택하고 싶기도 했다. 과거처럼 여러 배급사에서 좋은 작품을 내놓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입장에 그치기보다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콘텐트를 찾아 나서면 어떨까 싶었다. 그 결과가 ‘룩백’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Q. 단독 개봉이나 콘텐트 기획에 있어 메가박스만의 강점의 있다면.
“메가박스는 오래전부터 일본 콘텐트, 그리고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 관련 콘텐트를 다루며 단독개봉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 단독 개봉작 외 다양한 방식의 기획 상영도 많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메가박스에 가면 이런 종류의 콘텐트를 볼 수 있어’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만들어둘 수 있었던 것 같다. 메가박스의 특성이 담긴 단독 개봉작이나 기획을 좋아해 주시는 팬층이 있고 또 메가박스 자체적으로도 기존 지지층 외 새로운 관객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파트너사들도 메가박스와 한 차례 작업을 해본 뒤에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저희 팀이 콘텐트를 수급해 오면 마케팅팀, 상품기획팀, 브랜드팀, 커뮤니케이션팀 등 유관 부서들이 한데 모여 최상의 컨디션으로 콘텐트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치열하게 노력한다.”
Q. 각 극장이 개별적으로 단독 개봉작을 내놓는 추세가 계속될까.
“지속될 거라고 본다. 배급사들 역시 작품에 따라 와이드 개봉보다 단독 개봉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콘텐트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면서 특정 극장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상영관을 확보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 될 때도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Q. 최근 극장가에 재개봉작이 많아졌다.
“재개봉이 많아진 건 코로나 때부터다. 어떻게 보면 갑자기 힘들어진 시장에서 극장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 시기를 지나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 그저 ‘좋은 영화’를 다시 상영한다고 해서 관객이 극장을 찾아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가박스는 재개봉을 추진하면서도 그 콘텐트에 또 다른 가치를 더하려고 노력한다. 지난 1월 1일 재개봉해 관객 수 10만 명을 넘어선 ‘러브레터’의 예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이 영화의 경우, 재개봉을 준비하면서 기존 상영 때 아쉬운 점으로 지적 받았던 오역과 의역 등 잘못된 자막을 바로잡았고 첫 개봉 당시의 추억을 살리고자 과거 방식으로 세로 자막을 적용하기도 했다. 기존의 ‘러브레터’ 팬들에게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고, 처음으로 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고 싶었다.”
Q. 극장이 ‘AI 수퍼스케일러’ 솔루션을 보유한 ‘인쇼츠’와 MOU를 맺은 이유는 뭔가.
“재개봉작을 검토하는 동안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화질’이다. 그러다 우연히 좋은 기회를 통해 ‘인쇼츠’라는 파트너를 소개받게 됐다. 이들이 가진 기술력을 지켜보면서 고민했던 과거 영화의 아쉬운 화질에 대한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얼마 전에 4K화질로 업스케일해 재개봉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인쇼츠와 함께 한 첫 협업 케이스다.”
Q. 공간사업 측면에서 극장의 고민이 많다고 들었다. 영화 외 어떤 기획을 하고 있나.
“메가박스는 ‘마니아 콘텐트’에도 강하다. ‘극장판 아이돌리쉬 세븐’ ‘영화 러브 라이브!’ 시리즈 등 마니아가 있는 콘텐트를 메가박스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보려 한다. 콘서트와 뮤지컬 콘텐트도 적극 검토 중이다. 메가박스는 국내에서 ‘돌비 시네마’와 ‘돌비 애트모스’관을 운영 중인 유일한 극장이다. 무엇보다 사운드 면에서 가장 우수한 시스템을 갖춘 특별관이다. 이런 장점을 특화해 이에 맞는 콘텐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작년에는 메가박스 7개 지점에 응원봉 제어 시스템도 구축했다. ‘빅토리’ ‘위키드’를 응원봉 상영회 형식으로 진행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온몸으로 표현하고 더 적극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방식으로 관객 호응이 상당했다.”
Q. 일본 최대 버추얼 그룹 ‘니지산지’와 MOU도 체결했다.
“요즘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버추얼 아이돌 캐릭터를 보유한 회사를 찾아봤다. 그리고 현지 1등 버추얼 그룹 ‘니지산지’와 만남을 가졌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메가박스만이 아니었다. 상당수 업체가 ‘니지산지’ 측에 좋은 제안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메가박스의 장점을 좋게 보고 손을 잡아줬다. 앞으로 ‘니지산지’의 다양한 콘텐트를 메가박스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올해 극장가를 전망해 본다면.
“시장이 축소되고 급속히 빠르게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런 시기를 수년째 거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노하우도 쌓였을 것이라 판단한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은 제작, 마케팅, 배급까지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도입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흐름에 맞춰 극장도 파트너사들과 적극 협업하며 시장의 어려움을 타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Q. 메가박스 2025년 단독 라인업은.
“현재 기준으로 공개할 수 있는 재개봉작은 ‘택시 드라이버’ ‘카우보이 비밥’ 등이다. 신작 중 메가박스가 단독으로 내놓는 영화는 ‘첫 번째 키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진격의 거인’ ‘라스트 마일’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재개봉작, 단독 개봉작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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