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말 많고 탈 많은, 3년간의 우여곡절을 겪은 드라마 ‘찌질의 역사’가 베일을 벗는다. 주연배우가 모두 학교 폭력 논란에 있었을 뿐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을 겪는 등 잡음이 많은 이 드라마가 각종 리스크를 끌어안은채 출발을 앞두고 있다.

‘찌질의 역사’는 OTT 플랫폼 웨이브와 왓챠를 통해 26일부터 공개된다.

‘찌질의 역사’는 웹툰 작가 김풍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13년 연재를 시작한 후 줄곧 조회수 상위에 랭크 되며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뮤지컬과 드라마 제작을 확정했다. 남자라면 한 번쯤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을 법한 이성 관계에서 드러낸 지질한 행동을 총합해 주인공 서민기(조병규 분)에게 투영했다. 이른바 ‘발암캐’(암을 유발하는 캐릭터)라는 신조어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

워낙 인기를 끈 작품이란 점에서 기대가 있는 반면 리스크도 크다. 주연배우가 모두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온 점은 치명상에 가깝다. 조병규는 폭로자가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는 등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나, 송하윤의 경우에는 사실상 폭력이 인정되고 있어 폭탄을 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하윤은 2024년 4월 고교 동창이라 밝힌 B씨로부터 “송하윤에게 90분간 따귀를 맞는 등 학교폭력을 당했다. 송하윤이 얼마 뒤 또 다른 폭행 사건에 연루돼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 갔다”는 폭로를 당했다. 이 폭로 이후 송하윤은 활동을 중단한 채 자숙하고 있다.

2022년 촬영을 마쳤으나, 방영 시기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에 송하윤마저 학교 폭력 주장이 나오면서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표류하게 됐다. 3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란 점에서 메시지나 분위기 등 여러 면에서 올드한 분위기가 연출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찌질의 역사’ 제작진은 촬영장 인근 주민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촬영 당시 소방차 통행구역 표시가 된 곳에 촬영 장비를 실은 트럭을 주차해 비난을 받은 것. 당시 ‘찌질의 역사’ 관계자는 “촬영 도중 일부 주민의 거주 공간 및 동선에 불편을 끼친 일이 발생했다. 제작진이 당사자를 직접 만나뵙고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이은 악재에 시작도 전에 멍이 많이 든 셈이다.

김풍은 ‘찌질의 역사’ 편성이 미뤄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미치겠다 하하하하하하”라는 글을 게재하며 곤란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웨이브와 왓챠에서 드라마가 공개된다. 제작진은 대중의 시선을 의식한 듯 티저 영상에서 여주인공인 송하윤의 분량을 모두 통편집했다. 하지만 드라마 관계자에 따르면 본편에서 송하윤의 분량은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워낙 불미스러운 일이 잔뜩 있는 탓에 웨이브, 왓챠는 배우들을 앞세운 홍보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 역시도 리스크가 남긴 멍이다. 각종 논란으로 시작된 ‘찌질의 역사’가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