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노정의를 두고 혹자는 20대 여배우 원탑 비주얼로 꼽는다. ‘젠지 여신’으로도 불린다. 워낙 뛰어난 외모 덕분에 존재만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연기력이라는 날개도 달았다. 채널A 금토드라마 ‘마녀’에서 연민이 가는 마녀 박미정을 훌륭히 표현하고 있다. 비상을 앞두고 있다.
이제 4회까지 방영된 ‘마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종합편성채널임에도 3.0%(닐슨코리아 종합편성채널 기준)대 시청률이다. 커뮤니티 반응도 활발하다. 강풀 유니버스의 하나로 꼽히는 ‘마녀’에서 노정의는 누군가 애정을 표하거나 가까이 다가가면 다치거나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을 갖고 태어난 박미정을 맡았다.

공교롭고 기이한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마녀로 불리던 인물. 오랫동안 살던 동네에서 쫓겨났고, 자신을 흠모하던 교수마저 죽어 대학 생활도 포기하게 됐다. 세상과 단절하고 은둔하며 살아가고 있다. 혹여 또 누군가가 죽게 될까 봐 스스로 동굴로 들어갔다. 이를 불쌍히 여긴 동진(박진영 분)이 마녀의 굴레를 벗어나게 하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다.
미정은 배우에겐 어려운 숙제에 가깝다. 대사가 많지 않고 늘 혼자 있다. 딱히 액션 없이 몽타주로만 연민을 표현해야 한다. 우울한 베이스가 짙지만, 나름 당차고 희망적인 면도 있으며 마음씨는 고운 인물이다. 다양한 성향을 감정으로만 설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명 쉽지 않은 역할이다.
시청자들이 동진의 마음에 이입하는 것이 핵심인데, 4회까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핏기 없이 쓸쓸하면서도 한 번씩 밝게 피운 미소로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노정의의 집중력이 드라마를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노정의 역시 미정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고심이 많았다. 현실에 존재하는 듯 하면서 어딘가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다. 감정을 담는 데 다양한 노래를 들으며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덕분에 가만히만 있어도 입체적인 이미지가 전달된다.

2001년생으로 2010년 OCN ‘신의 퀴즈1’으로 데뷔한 노정의는 ‘총각네 야채가게’(2011) ‘여인의 향기’(2012) 등에서 아역으로 출연했다. 영화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2016) JTBC ‘어게인18’(2020)으로 점차 연기 폭을 넓혔으며 영화 ‘내가 죽던 날’(2020)에선 불안한 10대 연기를 훌륭히 소화했다. SBS ‘그 해 우리는’(2021)에선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로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지난해 넷플릭스 ‘하이라키’로 메인 여주인공으로 나선 노정의는 ‘마녀’에 이어 넷플릭스 ‘바니와 오빠들’ ‘돼지우리’까지 차기작이 줄 서 있다. 20대 여배우 중 두각을 나타내는 여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중에 아역 이미지가 너무 강하면 성인 작품을 여러 번을 거쳐서 성인 이미지를 갖추곤 한다. 반면 노정의는 큰 무리 없이 성인 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마녀’ 속 마녀가 가진 연민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촬영 현장을 경험하면서 내공과 저력이 있다. 노정의의 저력을 인정해주는 연출가를 만난다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