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15세 이하 소녀들만 모아 놓은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이 첫 방영 전부터 폐지 요구에 직면했다.
MBN 새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UNDER15)’은 전 세계에서 선발된 만 15세 이하 소녀들을 대상으로 아이돌 오디션을 진행하는 기획이다. ‘K팝 신동 발굴 프로젝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대중 반응은 싸늘하다.
가장 큰 우려는 참가자들의 연령대다. 제작진은 프로필 사진을 통해 참가자들의 이름, 출생 연도, 국적, 포지션 등을 공개했는데, 만 10세를 넘지 않은 2016년생이 다섯 명이나 포함됐다. 특히 티저 영상과 프로필 사진을 보면 15세 이하 소녀들이 성인처럼 연출된 메이크업을 하고, 크롭톱 등 노출 있는 의상을 입은 모습이 확인된다.
기획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어린 출연자들에게 성인 여성과 유사한 스타일을 부여하는 것은 미성년 보호라는 사회적 책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아이돌 산업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스타일링이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걸그룹의 노출 의상, 선정적 퍼포먼스가 논란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언더피프틴’ 역시 미성년자의 ‘어른스러운’ 이미지 연출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 받고 있다.
경쟁을 조장하는 방식도 문제로 꼽힌다. 참가자들 대다수가 초등학생, 중학생에 해당하는 나이대로, 아직 정서적으로도 미성숙한 시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언더피프틴’이 ‘성공’을 강조하며 미성년자들을 과도한 경쟁으로 몰아넣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해도 방송 시스템 내에서 지속적인 평가와 경쟁을 강요받으면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어린 K팝 연습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만큼, 15세 이하 참가자들의 서바이벌 구도가 과연 윤리적으로 적절한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언더피프틴’ 폐지 요구 여론이 확산 중이다. MBN 시청자 게시판에는 “명백한 아동학대”, “방송 반대한다” 등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에서도 ‘언더피프틴’의 기획 의도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언더피프틴’을 기획한 크레아스튜디오 서혜진 대표는 앞서 “‘미성년 블랙핑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혜진 대표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을 론칭해 히트시킨 스타 제작자다.
다만, 논란에도 제작진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 영상의 댓글 기능을 차단하며 “대중의 우려를 무시한 채 프로그램을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31일 첫 방송 예정이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