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수경기자] “이병헌의 연기 오마카세를 기대해 주세요” 모두가 입을 모아 이병헌의 연기 차력쇼를 예고했다.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김형주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승부’는 유아인의 마약류 상습 투약 논란으로 크랭크업 이후 약 4년 만에 극장 개봉을 확정 지었다.

김형주 감독은 “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막막했다. 출구에 개봉이라는 한줄기 빛이 나타나 감격스러웠다.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서 영화를 내놓게 됐는데,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김형주 감독은 개봉에 앞서 조훈현과 이창호 두 캐릭터가 영화 서사의 대부분을 차지해 유아인 분량의 편집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을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을 향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주연 배우로서 무책임할 수 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극장에서 선보이기 전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이 될까에 대한 긴장이 된다. 하지만 저는 사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만나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설레고 뛸 듯이 기뻤다”고 전했다.

감독을 비롯해 대부분의 출연 배우들이 바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형주 감독은 “저도 바둑을 모르는 입장이었고, 바둑을 모르고서도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가 가장 큰 원칙이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병헌 또한 “정적인 가운데 여러 가지의 극단적인 감정들을 표현해 내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며 “사실 바둑을 어떻게 두는지, 어떻게 잘 둬야 하는지는 급선무가 아니었다. 질 것 같을 때의 표정, 버릇들. 작은 움직임과 눈빛과 손짓, 마음가짐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는 바둑알을 놓고 걷어가고, 다른 기술들은 반복의 노력밖에 없었다. 영화가 결정되자마자 바둑판을 두고 아들과 함께 오목을 뒀다. 돌을 놓고 치우는 것에 대한 연습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 특유의 넉살과 표정 연기 또한 영화의 웃음 포인트다. 특히 이병헌은 제자 이창호와 맞붙게 되면서 ‘소인배’의 모습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이병헌은 “쪼잔한 모습들은 크게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많은 소인배 같은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이 연기적으로 같은 상황이 온다면 “연기는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의 연기가 훌륭할수록 나이 연기가 더 빛난다고 생각한다. 그런 후배가 생긴다면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오는 26일 개봉. yoons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