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김채원. 사진 | SBS 방송화면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컴 오버 컴 오버 앤 댄스(Come over come over and dance).”

복고 열풍 조짐이다. 진원지는 르세라핌이다.

르세라핌이 신보 ‘핫(HOT)’으로 컴백한 가운데, 데뷔 최초 사랑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강렬한 콘셉트에서 한층 부드럽고 감성적인 색깔을 더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다. 하지만 ‘핫’만큼 대중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수록곡이 있다. 바로 ‘컴 오버(Come Over)’다.

‘컴 오버’는 영국 유명 밴드 정글(Jungle) 멤버가 작업에 참여한 곡이다. 정글 특유의 빈티지한 감성을 르세라핌만의 세련된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르세라핌의 기존 곡들이 직선적이고 강한 메시지를 내세웠다면, ‘컴 오버’는 한층 유연하고 감각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언포기븐(UNFORGIVEN)’ 등에서 선보인 강렬한 비트와 퍼포먼스 중심의 음악과 달리 ‘컴 오버’는 레트로한 사운드 안에서 매끄러운 그루브와 통통 튀어오르는 리듬감을 강조한다.

가사 또한 곡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 “옳다고 느껴지면 거짓말 하지 마(No lying when it feels right)”라며 솔직한 감정을 숨기지 말 것을 강조하고 “그러니 여기로 와서 춤추자(So come over, come over and dance)”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던진다. 현재의 순간을 즐기며 몸을 맡기라는 곡의 테마를 부각시킨다.

르세라핌. 사진 | 쏘스뮤직

‘컴 오버’는 발표 직후 온라인에서 빠르게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음악방송 무대에서 르세라핌이 선보인 연출과 스타일링이 호응을 이끌었다. 이들은 도트 패턴, 스트라이프, 하이웨이스트 팬츠 등 1970~80년대 무드의 복고풍 의상을 활용해 ‘컴 오버’의 감성과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 등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복고풍 의상은 이들의 퍼포먼를 한층 더 입체적인 색깔로 돋보이게 했다.

안무 또한 흡인력이 있다. 화려한 몸짓과 리드미컬한 스텝을 강조하며, 디스코 댄스를 연상시키는 동작이 곳곳에 배치됐다. 후렴구에서 팔을 앞으로 뻗고 손가락을 빠르게 떠는 동작은 단순하면서도 리듬감을 살린 안무로 중독성이 강하다.

르세라핌 홍은채. 사진 | MBC 방송화면

이러한 특징은 2007년 원더걸스의 ‘텔미(Tell Me)’ 신드롬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원더걸스는 ‘텔미’에 복고풍 콘셉트를 입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와 모방하고 싶은 스타일링을 결합해 대중의 참여를 유도했다. 특히 ‘텔미 댄스’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며, 이 노래는 유행을 넘어 한국 가요계 역사를 바꾸는 역할까지 했다.

르세라핌의 ‘컴 오버’가 기대되는 이유는 ‘텔미’의 인기 요소를 빼닮았기 때문이다. 복고풍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디스코 스타일 안무와 세련된 레트로 패션이 조화를 이룬다. 르세라핌의 ‘컴 오버’를 향한 관심이 제2의 복고 열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