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는 안 내리고 머리는 날아갔다” 매불쇼 최욱, 삭발 공약 이행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이게 머리냐, 마음이지.”

팟빵 인기 시사예능 ‘압도적 재미 매불쇼’의 진행자 최욱이 머리로 보여줬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공개하지 않자, 예고했던 대로 삭발을 감행한 것.

지난 24일 매불쇼 생방송 말미, 최욱은 보조 MC 곽수산과 함께 직접 삭발을 단행하며 “선고 안 내리면 머리카락으로 응답하겠다”며 다소 유쾌한 시위에 나섰다.

삭발 직전 최욱은 “우리는 무겁게 싸우는 사람들과는 결이 다르다. 압도적 재미를 추구하는 방송답게 웃기게, 그러나 진심으로 한다”며 “1분이라도 웃음을 드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잡초 제거하듯 시원하게 밀어달라”는 농담 섞인 부탁으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곽수산도 “혼자 둘 순 없다”며 덩달아 이발대에 올랐다.

하지만 그들의 유쾌한 삭발 퍼포먼스가 가진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정치는 진지하게, 표현은 재치 있게’ 담아내는 매불쇼의 정체성이 결국 삭발까지 다다른 것.

그러나 최욱은 “머리는 다시 자란다. 하지만 헌재는 언제 자랄 건가?”라는 촌철살인 멘트로 마무리했다.

한편 광화문 앞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단체, 정치인, 청년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며 무려 50여 동의 천막과 릴레이 단식 농성이 3월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것.

가장 이른 3월 9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물론, 야5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국회의원들도 경복궁역 앞 천막에서 줄줄이 단식에 돌입한 상태다.

건강 악화로 중단하는 의원이 속출하자 이재강, 양문석, 임미애 등 후속 단식자가 다시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 반탄 세력의 70대 남성은 헌재 등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뿌린 뒤, 분신을 시도했고 결국 사망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에도 분신 사망이 있었다.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단식하고 삭발한 이들은 헌법재판소에 묻고 있다. “국민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판결을 서둘러 달라고” 말이다.

kenny@sportsseoul.com 사진|SNS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