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국민 목소리로 헌재에 작심 발언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국민의 시간 없이 헌재의 시간도 없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에 대해 작심한 듯 우려를 표하며 헌법재판소에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국민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민주주의 헌정질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산불 재난 속에 탄핵 지연… 국민 삶은 멈췄다”

담화는 산불 피해에 대한 애도와 위로로 시작됐다. 우 의장은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불 진화와 동시에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으로 국민의 우려가 겹겹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권력은 산불과 탄핵 찬반 집회에 동시에 대응하며 극한의 부담을 안고 있다”며 “대내외 경제상황도 엄중한데 국론까지 분열되는 지금, 국가는 정상적인 대응 역량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 “헌재의 독립성 존중했지만… 국민 불안 외면할 수 없어”

우 의장은 그간 국회의장으로서 헌재의 독립성을 존중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의 당사자이자 비상계엄 피해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고 지연이 헌재의 신뢰성과 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지경”이라며, 침묵을 거둘 수 없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 연장선에서 “헌법재판관 2인의 퇴임이 3주 앞으로 다가오고, 국회 선출 재판관 후보조차 미임명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선고 지연에 대한 억측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민들은 ‘이 나라에 미래가 있는가’, ‘국가 시스템은 정상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이대로는 너무나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 “지금은 국민의 시간…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우 의장은 “헌법의 주인은 국민이며, 헌재 역시 국민의 삶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기관”이라고 강조하며, “더 이상 선고 지연은 용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헌재의 시간일지 몰라도, 국민의 시간이 없으면 헌재의 시간도 없다”고 단언하며, 헌재가 국민의 뜻을 헤아려 조속히 선고를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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