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방탄소년단의 ‘희망’이 ‘사랑’으로 번졌다.
제이홉이 2주 간격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 세계의 방향성을 드러냈다. 신곡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feat. Miguel)와 ‘모나 리자(MONA LISA)’는 어느 곳을 목표로 제이홉의 음악이 확장되고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다. 지난해 ‘호프 온 더 스트리트 볼륨 원(HOPE ON THE STREET VOL.1)’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뿌리인 스트리트 댄스를 조명했던 제이홉은 이제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워드로 보다 선명하고 따뜻한 음악을 꺼내 들었다.
‘호프 온 더 스트리트 볼륨 원’은 제이홉에게 춤과 음악, 거리 위에서의 기억을 복원하는 작업이었다. 스트리트 댄스를 모티브로 한 사운드와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동시에 선보이며, ‘춤’이라는 언어로 자신을 노래했다. 올드 스쿨 힙합 장르 ‘뉴런(NEURON)’을 비롯해 이 앨범은 제이홉이 자신의 출발점과 존재 이유를 성찰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진보적인 발자취였다.

제이홉의 다음 선택은 자신의 이름처럼 ‘희망’이었다. ‘스위트 드림스’와 ‘모나 리자’는 전작보다 한층 직관적인 감정인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다. 사랑을 꿈에 빗댄 ‘스위트 드림스’, 사랑에 빠진 찬가 ‘모나 리자’ 모두 이전보다 밝아진 색채를 띤다. 내면의 복잡한 고민을 풀어냈던 전작과 달리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으로 제이홉이 다가간 셈이다.
제이홉은 이 변화의 중심에 팬덤을 뒀다.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다”며 책임감을 강조했고, ‘모나 리자’ 무대에서는 “아미(팬덤명)는 나의 마스터피스”라는 말로 오랜 시간 지켜준 팬들에게 애정을 고백했다. 제이홉의 ‘사랑’은 연인을 넘어 팬덤까지 아우르는 감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창작 방식 역시 달라졌다. 제이홉은 송캠프를 적극 활용해 미국 LA 현지에서 여러 장르를 실험했다. 그 결과 R&B를 중심으로 장르를 넓힌 것은 물론이고, 멜로디 위에 한결 여유로움도 더했다. ‘BTS 안무팀장’이란 별명답게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의 재능도 여전했다. ‘모나 리자’ 뮤직비디오에서는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위트 있고 자유로운 안무를 선보이며 퍼포머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명확히 했다.

해외 매체들도 제이홉의 변화를 주목했다. 빌보드는 ‘스위트 드림스’를 두고 “장르를 넘나드는 여정”이라며 예술적 스펙트럼을 강조했고, 하입비스트는 ‘모나 리자’를 가리켜 “힙합과 R&B 요소를 그루비한 리듬, 펑키한 코드, 제이홉 특유의 감각으로 결합했다”며 그의 예술성을 치켜세웠다.
제이홉은 올해 총 세 곡의 싱글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두 곡으로 이미 새로운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 만큼, 남은 한 곡이야말로 제이홉이 완성할 희망과 사랑의 마지막 조각이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