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서사에 전 세계가 울고 있다. 관식(박해준 분)이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4막이 공개된 뒤 이를 보고 펑펑 우는 영상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온라인상에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42개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른 것은 물론 홍콩, 인도, 태국, 대만, 필리핀, 페루, 인도네시아, 볼리비아 등에서는 한 달간 톱3에 랭크되고 있다.
박해준은 1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부모-자식 간의 관계, 마을 사람들이 울타리가 되어주는 이야기가 사람들 마음에 닿지 않았을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핍된 시대죠. 내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고 생각할 때 이 작품을 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이었던 순간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미안함을 느끼고 그 뒤에 오는 따뜻함, 그런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요.”

박해준의 존재감은 관식이 중년을 들어서면서 가득 커진다.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관식은 병을 참고 살았다. 다발성 골수종에 걸렸는지도 모르고 세월을 흘려보냈다. 홀쭉해진 모습을 본 금명과 은명은 눈물을 쏟는다. 이를 위해 2주 만에 8㎏을 감량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딱 눈에 띄게 변하는 순간이 항암치료를 받고 집에 가는 장면이었죠. 격투기 선수 계체량 하듯이 디데이를 잡고 하루 3리터씩 물을 마셨어요. 그러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걸 차츰 양을 줄이고 촬영 이틀 전부터 안 마셨어요. 그러면 몸은 계속 수분을 밖으로 배출해요. 사실 위험한 방법이에요.”
몸에 힘이 없었다. 퀭했다. 이를 본 김원석 감독은 쾌재를 불렀다.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로 보인 모습은 김 감독이 그린 무쇠 같던 관식이 녹아버린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집에서 본 자녀들은 “아빠 어디 아픈 거야”라고 울먹일 정도였다.

그만큼 배우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덕분이었다. 박해준은 이를 자신을 제외한 모두의 공으로 돌렸다.
“(박)보검 씨가 만들어 놓은 판에 제가 발을 얹었을 뿐이죠. 정말 고맙죠. 관식이가 극을 끌고 가기보다는 주변에서 그를 다 만들어주죠. 너무나 다정한 아빠, 우직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인간으로 주변 사람들이 말해주잖아요. 저는 극이 흘러가는 대로 잘 있었을 뿐이에요.”
관식을 떠나보내며 부모님을 더 생각하게 된 건 드라마가 남긴 소득이다.
박해준은 “자식을 낳고 키우다 보니 내가 먼저 가게 되면 좋은 아빠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이 생기더라. 그러려면 관식처럼 바르게 살아야 한다”며 “완성된 드라마를 보고 나니 몸이 편찮으신 부모님께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나는 그렇게 좋은 아들이 아니었다”며 울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