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김선호의 시대가 있었다. tvN ‘갯마을 차차차’의 흥행과 더불어 KBS2 ‘1박2일’에서도 올바른 청년 이미지를 보여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광고 계약이 엄청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최정점에서, 불미스러운 스캔들이 터졌다. 광기에 휩싸인 비난을 받다 공백기를 가졌다. 그리고 다시 대중의 곁으로 돌아오는 데 4년이 걸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다. 첫 등장만 해도 김선호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부선(정이서 분)의 아버지(전배수 분)를 피하다 금명(아이유 분)이 하숙하는 방에 들어가는 부산스러운 모습이 첫 장면이다. 기존 김선호의 이미지는 모두 지워졌다. 여자친구 아버지에게 걸려 옷방에 숨은 김선호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맑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했다.

이후에도 다소 지저분한 듯 깎지 않은 수염에 벙거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목소리도 최대한 작고 무겁게 던졌다. 여러차례 등장한 뒤에야 정확히 알 게 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훤칠하고 멀끔한 기존 이미지에서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김선호가 연기한 박충섭은 ‘깐느 극장’의 화백이다. ‘애마부인’과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의 간판을 만들 때도 살색을 쓰지 않는 이상한 고집이 있다. 애마부인인데 말을 잔뜩 그려넣는 셈이다. 하지만 실력은 좋아 그림만으로 빠져들게 한다. 비록 불편한 첫 만남이었지만, 과외에서 짤린 금명을 깐느 극장에 소개시켜줬다. 타인을 하대하는 부선 대신 삶에 대한 고민도 깊고, 타인을 배려할 줄도 아는 금명을 홀로 흠모했다. 군입대 전엔 금명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남기기도 한다.

금명 역시 오랜 첫 사랑이 있어 이어지지 못했다. 군입대 후 영영 이별한 듯 살았다. 시간이 한참 지나 깐느극장에서 재회한 후 급격하게 사랑에 빠졌다. 이때부턴 또 다른 인물이 됐다. 다양한 얼굴로 변주했다. 마치 관식(박보검/박해준 분)처럼 여자를 공주처럼 대하는 모습, 상견례를 할 때 관식에게 어쩔 줄 몰라하며 어설픈 모습, 장인어른에게 잘 보이려고 되도 않는 애교를 부리는 장면, 결혼식장에서 주책 맞은 행동을 반복하는 대목 등 기존 김선호에게서 보지 못했던 신선한 장면이 많다.

2막에서 3막으로 넘어가는 기간에는 박영범(이준영 분)과 박충섭 사이에 누가 진짜 금명의 남편이 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났다. 마치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나온 ‘남편 찾기’와 같은 관심이었다. 비록 빠르게 박충섭이란 답이 나왔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맞지만,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다한 김선호의 매력도 일조했다. 언제 사회를 뒤흔든 스캔들이 있었냐는 듯 오롯이 배우로서 사랑받았다.

대중의 팬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 이어 새 드라마 ‘언프렌드’가 최근 티빙에 편성됐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선 고윤정과 ‘언프렌드’에선 박규영과 사랑을 그린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여배우들의 연인이 되는 셈이다. 다시 지축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간 김선호, 이제 다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