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종로=강윤식 기자] “충분히 좋은 성적 낼 수 있다.”
데뷔 12주년을 맞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서 뛰는 선수 중 가장 오래됐다. 긴 시간 숱한 우승을 맛봤다. 역대 e스포츠 최고다.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한다. T1 ‘페이커’ 이상혁(29) 얘기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넘어 e스포츠 상징이다. 토트넘 손흥민, SSG 김광현 등이 평소 ‘팬심’을 드러낼 정도다. ‘스타들의 스타’다. 그만큼 많은 역사를 적었다. 올해도 자신 있다. 지난해보다 더 큰 가능성을 본다.

이상혁은 “충분히 저력 있는 상태다. LCK컵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궤도에 있다. 패배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충분히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로 본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에 앞서 열린 LCK컵서 이상혁과 T1은 우승에 실패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쉽다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상혁은 더 멀리 본다. ‘데뷔 12주년’ 베테랑의 여유다.
‘역대 최고’다운 자신감이기도 하다. 역사가 말해준다. T1은 2023~2024년 연달아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을 우승했다. 지난 2년간 세계 최정상에 선 최후의 팀은 늘 T1이다.

그 중심에 이상혁이 있다. 큰 경기에 강하다. 타고난 ‘강심장’이다. 지난해 역시 롤드컵에서 가장 빛났다. ‘중국 최강’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결승전서 만났다. 위기에 빠진 팀을 ‘슈퍼플레이’로 구했다.
‘전인미답’의 롤드컵 5회 우승이다. 결승 MVP 역시 이상혁 차지였다. 2013년 본인이 처음 시작한 ‘한국인 미드라이너가 롤드컵에서 우승한다’는 징크스도 지켰다.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자신감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
더욱이 LCK 정규시즌 규칙도 변경됐다. LCK컵서 선뵌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적용한다. 앞선 세트에서 사용했던 챔피언을 이후 쓸 수 없는 방식이다. 많은 챔피언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이상혁의 강점 중 하나는 넓은 ‘챔피언 폭’이다. ‘태평양 챔피언 폭’이라고도 한다. LCK에서만 82개를 활용했다. 리그 최고 기록이다. 다양한 챔피언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피어리스 드래프트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미드라인에서는 아지르 아리 라이즈 등이 사랑받는다. 모두 이상혁을 상징하는 챔피언이다. 메타까지 웃어준다.

지난 6일 젠지e스포츠전은 이상혁의 데뷔 12주년이었다. 2013년 데뷔전에서 당시 세계 최고 ‘앰비션’ 강찬용을 맞아 ‘솔로킬’을 냈다.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때 이후 지금까지 최고 자리에 있다.
젠지전 후 이상혁은 “패했지만, 재밌는 경기 해서 감사하다”고 했다. 여유와 함께 경기 자체를 즐긴다. 급하지 않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이상혁의 전설은 ‘현재진행형’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