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가 더보이즈 선우의 ‘에어팟 영상’을 보고 최근 “혼나야겠네요”라는 댓글을 남긴 뒤, 그의 SNS는 순식간에 악플로 도배됐다.

팬덤의 집단 반발이 이어졌고,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나나는 13일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일부러 기사화되길 바란 게 아니었고, 짧은 영상만 보고 판단한 게 아니었다. 다만 그 장면은 나에게 충격적이었고, 예의 없어 보였기에 내 감정을 표현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누군지 몰랐고, 주변에 그런 행동을 한 사람이 있었어도 똑같이 말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이 특정 인물에 대한 악의적 비난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나나가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에 대해 문제 제기했음에도, 팬덤이 그를 향해 ‘마녀사냥’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비판이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 된 것. 팬덤은 “짧은 영상으로 판단하지 마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정작 나나는 영상 전체를 수차례 반복해서 봤다고 밝혔고, 그럼에도 “그렇게 보일 수 있었다”는 자신의 감정을 굽히지 않았다.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예의 논쟁이 아닌듯 하다. 연예인에 대한 비판조차 허용되지 않는 팬덤 문화, 팬심이 상처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과잉 반응이 문제를 확산했다.

아이돌의 행동은 공적 영역에서 노출되고, 그에 대한 해석과 감정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 더구나 나나의 반응은 “저 장면이 불편하다”는 개인적 판단이었다.

그마저도 “나도 잘못 봤을 수 있다”는 전제까지 깔았다. 그럼에도 팬덤은 사과를 요구했고, SNS를 악플로 도배하며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억눌렀다.

이번 일을 통해 ‘말할 수 있는 자유’와 ‘비판 허용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촉발한 가운데 “혼나야겠네요”라는 한마디는 누군가에겐 공격이 되고 누군가에겐 거울이 된 듯 싶다.

논란 이후 선우는 “오해일 수 있다는 걸 인지했고, 앞으로 조심하겠다”며 비교적 성숙한 해명을 내놓았다.

■나나의 글 전문

내 댓글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나도 내 인스타에 악플들과 사과하라는 글들을 보고 놀랐다. 일부러 기사화되라고 쓴 댓글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뭔가 일이 커진 것 같아 좀 신경이 쓰인다.

짧은 영상만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건 안 되는 건데 난 말이지. 그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짓고 판단한 게 아니라 그의 행동은 아주 예의없어 보였고 나에겐 적지 않은 충격적인 영상이었어.

그래서 그의 행동과 말에 대한 그 자체를 놓고 저런 행동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 행동에 대한 ‘혼나야겠네요’라는 나의 감정을 쓴 것뿐이야.

떨어진 에어팟을 보면서 내 에어팟이라고 모두에게 들리도록 크게 얘기했지. 몇 발자국 되지 않는 곳에 시선을 두고 그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어. 누구 보고 주워오라는 거지? 못 움직이는 상황인가? 어쩌면 나이 차이도 많이 날 수 있는 사람에게 경호원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손과 발이 다 되어줘야 하는 것인가? 본인이 떨어뜨린 물건에게 스스로 걸어오라고 한 말일까? 아니 난 영상을 그렇게 보지 않았어. 하지만 잘못 본 걸 수도 있어. 누구나 어떠한 상황에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는거니까.

그래서 영상을 다시 보고 다시 보고 다시 봤어. 난 그가 누군지 모르지만 만약 내 옆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난 지금처럼 똑같이 얘기했을거야. ‘혼나야겠는데?’ 덧붙여 ‘그런 행동은 어디서 배웠니’라고 말이야··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