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가 구단 역사를 썼다. 8경기 연속 선발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알고 들어갔고, 잘하고 싶었다. 결과도 냈다. 임시직으로 시작해 ‘신화’가 되는 중이다.

와이스는 올시즌 6경기 35.1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 중이다.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12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QS)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개인 3연속 QS다.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의미 있는 피칭이다. 한화 8연승을 이끌었다. 8경기 연속 선발승이라는 신기록도 작성했다. 구단 최다 연승이다. 기존 7경기 연속은 세 차례 있었다. 와이스가 해냈다.

그야말로 ‘드라마’다. 와이스는 2024년 6월17일 한화와 계약했다. 리카르도 산체스 부상 대체 선수다. 총액 10만달러(약 1억4300만원)에 6주 계약을 맺었다. 보장액은 6만달러(약 8600만원)다.

193㎝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일품. 6월25일 첫 등판을 치렀다. 이후 7월21일까지 다섯 경기 나서 QS 4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1회 기록했다.

한화는 와이스를 눌러 앉히기로 결정했다. 7월28일 잔여시즌 총액 26만달러(약 3억7000만원)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보장액은 21만달러(약 3억원)다. 정식계약 후 시즌 끝까지 11경기 60.1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3.88을 올렸다. 66삼진-18볼넷이라는 빼어난 비율까지 선보였다.

재계약까지 이어졌다. 2025시즌 총액 95만달러(약 13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코리안 드림’을 이루는 순간이다.

올시즌 꾸준히 자기 몫을 한다. 한화 관계자는 “와이스는 6이닝 2실점은 계속 만들 수 있는 선수”라 평가했다. 실제로 QS가 네 번이다. 강력한 구속과 구위를 바탕으로 삼진을 많이 잡고, 이닝도 6~7이닝씩 소화한다.

코디 폰세가 펄펄 난다. 4승, 평균자책점 2.31을 찍고 있다. 와이스도 단단하다. 토종 선발진까지 강하니 연승이 이어진다. 문동주-폰세-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폰세-와이스까지 8연속 선발승이다. 와이스가 부진했다면 대기록은 없다.

독립리그에서 뛰던 선수. ‘흙 속의 진주’를 제대로 찾았다. 자기가 책임진다는 투쟁심까지 갖췄다. 95만달러면 몸값이 낮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잘하는데 자신보다 동료를 앞에 놓는다. “연속 선발승과 팀 연승이 걸렸지만, 부담은 없었다. 우리 야수들 타격감이 살아났다. 좋은 경기 선보이고 있다. 나도 굉장히 고무적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부족한 부분을 말했다. “투구수가 많다. 지난 등판도 그랬다. 보완해야 한다. 언제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투구수가 많으면 그게 안 된다. 내가 잘해야 팀이 이길 기회도 생기는 것 아닌가. 팀이 승리하고 있다는 점은 즐겁다. 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긴 금발을 휘날리며 강속구를 뿌린다. ‘대전 예수’라 한다. 이미 이글스 히스토리에 이름을 올렸다. 꾸준히 활약하며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 일만 남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