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여정을 마친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전 7골 차 대패의 아픔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26일(한국시간) 사우디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4~2025 ACLE 알 힐랄과의 8강전에서 0-7로 완패했다. 압도적인 스쿼드의 힘에 눌린 광주는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무너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자양분 삼아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자기 기량을 의심하지 말고 더 시간을 투자한다면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축구를 하다 보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0-7이든 0-10이든 선수들이 배울 점이 생겼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번 경기로 나도 오기가 생겼고, 언젠가는 다시 강팀을 꺾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죽지 마, 괜찮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우리 선수들 고생 많았다. 부상 없이 경기를 치러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패하긴 했지만 광주는 적은 예산으로 팀을 꾸려 챔피언스리그 리그 스테이지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16강에서는 일본의 비셀 고베를 극적으로 잡아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여정이었다.

이 감독은 “처음에 작은 꿈, 그리고 의심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확신이 든다. 또 한 번 벽에 부딪혀 확신이 의문으로 바뀔까 걱정이 되지만 그 의문을 확신으로 풀어내야 하는 숙제가 생긴 것 같다“라며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작은 의심도 들지 않도록, 선수들이 더 큰 확신을 가지도록 나아가겠다. 광주FC, 나아가 광주광역시를 알리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승 후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좋은 기업에서 우리 구단을 후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알 힐랄의 조르제 제수스 감독은 이 감독에게 불만을 드러내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이 감독의 악수를 받아주지도 않았다.

이 감독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어차피 안 볼 사람이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쿨하게’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