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없었으면 좋았겠죠”

강형철 감독이 주연배우 중 한 명인 유아인의 마약 논란을 언급했다. 몇 년에 걸쳐 한 작품을 내는 감독에겐 청천벽력이다. 말 꺼내는 것조차 부담일 수있다. 강 감독은 장고 끝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편집 없는 정공법으로 극장가 출격을 예고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하이파이브’다.

초여름 극장가를 노리기 충분한 이름값이다.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모든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복병이 있었다. 주연 배우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영화에 흠집이 생겼다. 유아인은 올해 2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현재 검찰이 이에 불복하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뜻밖의 먹구름이다.

강형철 감독은 12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하이파이브’ 제작보고회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없었으면 좋았을 일”이라고 한차례 숨을 골랐다.

유아인의 마약 논란이 터졌을 당시 ‘하이파이브’는 후반 작업 중이었다. 강형철 감독은 과거에 봤던 글귀를 언급했다. ‘큰일이 터졌을 때 유능한 리더는 해결을 먼저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강 감독은 “저는 감독이자 책임자로서 후반 작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빛나는 배우들의 작업을 완성해야 한다는 일념이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유아인은 3월 개봉한 주연작 ‘승부’를 통해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상식 남자 배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계에서 점차 반감이 줄어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어 출격하는 ‘하이파이브’에선 유아인의 분량 대부분이 편집없이 등장할 예정이다.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기로 한 정공법이다.

강형철이란 이름 석자가 우려보다 기대를 더 크게 만든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 ‘스윙키즈’(2018)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가 그 배경이다. 영화는 강 감독이 어린 시절 꿈꾸던 액션 히어로물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강형철 감독은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운이 좋았다. 이왕 이렇게 영화 감독이 된 거, 재밌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형철 감독의 동심에서 시작한 ‘하이파이브’는 동료들과 만나 비로소 완성됐다. ‘믿고 보는’ 강형철 감독인 만큼, 배우들의 합류도 순식간이었다.

안재홍은 “‘하이파이브’가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너무너무 끌렸다”며 작품 참여 계기를 밝혔다. 라미란 역시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참여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세계관도 신선하다.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완서(이재인 분), 지성(안재홍 분), 선녀(라미란 분), 약선(김희원 분), 기동(유아인 분)은 각자 특별한 초능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능력을 노리는 영춘(박진영 분) 세력과 충돌하게 된다.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감탄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야기부터 전개까지. ‘신선함 그 자체’라는 후문이다.

강 감독은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끌어왔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선 현실적으로 보여주려 했다”며 “등장인물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로 웃음을 유발하려 했다”고 마무리 했다. sjay0928@sportsseoul.com